<사진자료=국정브리핑>

특히 서울의 강남권 등 부동산 투기붐이 활발했던 일부지역의 상승억제 효과는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일환에 힘입어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전국 부동산 경기의 침체현상은 오히려 경제활성화에 막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29일 발표한 '2004년 3분기 토지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의 땅값은 물가상승률(1.49%)보다 크게 낮은 0.77% 오르는데 그쳤고, 지난해 4분기 이후 전국 땅값은 지속적으로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교부는 또 땅값 상승률이 작년 4분기 1.45%를 정점으로 올 1분기 1.36%, 2분기 1.09% 등으로 계속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특별시.광역시 0.48%, 중소도시 1.05%, 군지역 1.29%로 나타났으며, 수도권은 2분기(1.27%)보다 다소 둔화된 0.81% 상승했다.

다만 신행정수도 건설 등 개발호재가 있던 충청권은 3분기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여 땅값상승률 상위 10곳중 경기 파주시(2.77%)를 제외한 9곳이 충남지역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도 신도시 개발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땅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파주시 2.77%, 화성시 1.49%, 성남시 분당구 1.45%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시도별 상승률은 충남이 3.93%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경기.충북(각 1. 16%) △인천(0.67%) △대전.경남(각 0.62%) △서울(0.59%) △강원(0.55%) △제주(0.54%) △경북(0.48%) △대구(0.30%) 등의 순이었다.

용도지역별로는 주거.상업·공업지역의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개발사업 시행 등에 따른 녹지지역(1.46%), 관리지역(1.73%)의 지가가 비교적 높게 상승했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농림지역도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1.36% 올랐다.

토지거래 실적은 57만9717필지, 2억3100만평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0.4%, 16.4% 감소했으며 필지 기준으로 대구(-43.3%)와 서울(-39.2%), 부산(-36.8%) 등 대도시 지역이 아파트 거래 위축에 따른 주거용지 거래 둔화로 감소세를 주도했다.

경기지역도 아파트 거래 감소 등으로 주요 도시들의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수도권 자연보존권역(여주,양평)과 파주신도시 보상에 따른 대체토지 수용 영향지역(연천, 파주)은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교부의 이번 조사 결과발표는 전국의 부동산시장이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 정부의 당초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따른 후유증도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어 정부의 정책은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이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도시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토지의 거래가 급속 냉각되는 등 부동산시장을 꽁꽁 얼어붙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던 자금의 흐름은 새로운 다른 투자처들을 찾아 발길을 돌리거나 아예 투자활동을 하지 않아 부동산 시장 자금의 흐름은 매우 둔화 돼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부동산시장 경기 위축 현상으로 기업은 기업대로 수요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며 경제생활을 영위해 오던 서민가정들은 또 생활고로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당초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그에 따른 반대급부적 영향까지 감안했더라면 정책시행에 따른 후속적 부작용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현재 정부가 주장하는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은 땅값의 상승을 억제효과는 가져왔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현상을 가져 온 만큼 '절반의 성공'에도 못 미치는 정책이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경숙 기자 lee7358@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