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국정브리핑=4일 KTV에 출연해 한미동맹관계의 변화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여론층 '안보공백'은 기정사실.. 정부 '무사안일'자세 강력 질타 - 최근 미국의 주한미군 재배치 발표 이후 곳곳에서 '안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한미동맹 관계도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한 만큼 시대적 변화에 맞는 미래지향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새로운 한미동맹관계를 '포괄적'인 개념으로 해석하고, 기존의 한미동맹관계가 정치.군사적인 면에 한정됐다면 이제는 사회.문화.스포츠.외교.의회 등의 모든 부분에서 광범위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일부 여론층은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즉 반대 여론층은 "미국과 동맹관계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그 1차적 목적을 군사관계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군사관계가 가장 우선돼야 하며, 그 외 문화적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KTV(국립방송 ch 14) '시사플러스'에 출연해 "한미 동맹관계는 지난 50년간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했던 관계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하며 국제정치 환경과 우리 내부적 환경변화에 맞춰 새로운 동맹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반 장관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공산권의 몰락 등 냉전종식이 국제적인 추세며, 한미동맹관계 역시 이같은 국제정치 환경에 부합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 조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가 독자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상당부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이와함께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보 우려 등은 양국간의 관계를 보다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꿔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되는 과정이며 "우리 국민들도 우리군의 방위력 증강능력과 성숙해진 정치.시민의식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반 장관의 이날 발언은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일부의 '안보공백'우려 등 사회불안요소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 장관이 이날 강조한 '포괄적'개념의 한미동맹관계 조성 역시 변화하는 국제사회에서는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0년간 한반도 안보의 주축이 됐던 미군이 이라크 재배치를 시작으로 단계적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 안보에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반 장관도 국내 안보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어떠한 경우에도 한.미연합방위 능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하에 진행하고 있음을 강조했지만, 아직 남북이 냉전시대를 완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군 재배치에 따른 위험부담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남북이 잦은 이산가족 상봉과, 물자교류, 경제개발 협력, 장성급 회담 등 다방면에 있어 북한과 어느 정도의 긴장완화를 이뤄낸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끈질긴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核)개발 프로그램을 포지하지 않고 있는데 다, 대량 살상무기 비축 등 군사력 증강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미군 재배치 이후 빚어질 한반도의 안보공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한편 미군재배치에 따른 한반도의 '안보공백'에 대한 일각의 우려는 국가의 안보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정부는 여론의 동요와 민심의 수습에만 급급하는 모양새를 벗어나지 못하고, 관례적인 한미동맹관계에 주력하는 모습이어서 자칫 국가의 '백년대개'를 한순간의 실수로 망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