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사건과 관련해 진영땅 경매 손실보전은 공동 소유자였던 선봉술씨와 오 모씨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고, 변제 사실은 노 대통령에게 사후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15일 공판에서 "장수천 경영악화로 2001년 4월 담보로 제공한 진영 땅이 경매로 팔린 후 선씨와 오씨가 변제를 요구했고 심지어 오씨는 이 일로 몸져눕기까지 할 정도였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또 "노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결정된 후 정치자금이 많이 들어올 거라 예상한 듯 선씨와 오 씨의 요구 강도가 높아진 게 사실이냐"는 검찰 측 신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뒤 "가만히 놔두면 선거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노 대통령이 변제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씨는 "2002년 7월 노 대통령이 오씨가 사고 칠지도 모르겠는데 돈 좀 있느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오씨가 난리 치는데 선씨에게 돈 좀 줘서 진정 시키라고 말했다"며 이는 최씨가 "빨리 처리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최씨는 "이후 선 씨에게 5억원, 오씨에게 6억원을 갚아주겠다는 약속을 해줬다"면서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자금의 여유가 얼마나 있는지, 얼마를 갚을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선 부산시장 선거 후 남은 선거자금 4억7천500만원 가운데 2억5천만 원을 오씨에 대한 변제용으로 선 씨에게 전달"했으며 이때 선씨에게 대통령에게도 보고하라고 했기 때문에 변제사실을 "노 대통령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지난해 2월에는 이영로 씨에게서 10억원을 받아 이 가운데 5억원을 선씨에게 주기로 했던 진영 땅 경매손실 보전 금으로 줬다며 "이 역시 대통령에게 보고했더니 '알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씨는 부산시장 선거잔금 가운데 2억5천만 원을 선씨에게 줘 횡령혐의가 적용된 데 대해 "선거운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고 반박하고 대선 잔금을 CD로 바꿔 개인용도로 보관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17대 총선자금으로 쓰기 위해 보관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부산지역 기업인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직무 대가성을 인식하고 받은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돌려주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