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에서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200억이라는 법정 최고형이 내려졌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은 이 같은 판결에 여전히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현대그룹에서 천문학적 액수인 200억원을 받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40억원씩 다섯 차례에 걸쳐 돈을 받아 다이너스티 승용차에 옮겨 실었다는 공소사실이 설득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검증이 실시되기도 해 새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이날 재판부는 권 전 고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5년에 추징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이로서 국민의 정부 실세였던 권 피고인이 현대그룹으로부터 카지노와 면세점 사업허가 청탁 명목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200억원의 거액을 받은 점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피고인이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의 빛이 없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씨 측은 검찰이 자신이 김영완 씨 등 4명과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공모해 돈을 받았는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해 왔고, 현금 전달에 관여한 김씨 등이 해외출장 등으로 국내에 머물지 않아 5차례에 걸쳐 현금을 전달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 등 4명의 진술조서 모두 증거능력과 신빙성이 인정되며, 출입국 기록에 비춰볼 때 돈을 건넬 수 있는 날이 열흘이나 돼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