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의도 있다' 해석 분분
자민련 이인제 의원에 대한 검찰의 출석요구가 점점 더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이 인제 의원은 "검찰이 나를 조사하기 위해 강제구인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나로부터 단 한마디도 듣지 못할 것"이라며 강력히 맞서고 있다.

이인제 의원의 지지자들은 이날도 당 사무실 출입구를 봉쇄한 채 검찰의 기습적인 강제구인에 대비해 조금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 의원이 지칠 때까지 기다려서라도 강제구인을 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어 양측의 신경전은 당분간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이 의원은 강제로 검찰에 끌려가더라도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이미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검찰이 김윤수의 거짓진술을 받은 다음 오직 이 진술을 토대로 온 천지에 이인제가 한나라당의 돈이나 받아먹은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었는데, 이제와서 자신의 진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특히 "검찰이 언론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전에 진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자신과 처인 김은숙, 그리고 당사자인 김윤수에게 대문을 열어주었다는 나의 비서를 불러 조사하는 것이 수사의 상식"인데, 검찰은 이같은 절차 없이 "내 정치생명의 목을 잘라 버렸다"며 나에 대한 정치보복에 눈이 멀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런 무도한 짓을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검찰은 이인제 의원이 정당한 검찰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법질서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하는 한편 정작 할 말이 있으면 검찰에 출두해 밝혀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검찰은 또 이 의원이 지구당사에 머물며 검찰 출두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지지자들이 인간바리케이트로 당사 출입문 등을 봉쇄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잠재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영장의 유효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인제 의원을 강제구인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자민련은 총선 전부터 불거진 이인제 의원의 한나라당자금 2억5천만원 수수설에 이어 이제는 김종필총재까지 기업자금 수수설에 연루, 검찰출두 해야 할 입장이어서 찹찹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