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배우 장민호 57년 초연에 이어 47년 만에 다시 주역 이중생 役 맡아 열연....이해랑 (57년),이승규(77년)에 이어 강영걸 연출로 재탄생 ......사회 풍자희극의 교과서

한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오영진(1916~1974)이 1949년에 쓴 그의 첫 희곡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는 1957년 이해랑 연출로 무대에 올려진 국립극단 제5회 공연 <인생차압>으로 개명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 다음해 유현목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시대를 풍미한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국립극단이 1977년 다시 무대에 올린 것을 비롯해 여러 단체에서 공연을 올림으로써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한국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제시대에는 악질적인 친일을 하고 해방 후에는 혼란기를 타 거부가 된 이중생(李重生)이 사기, 배임, 횡령, 공문서 위조 및 탈세를 하다 입건, 가석방되나 재산 몰수를 피하기 위해 거짓 죽음을 꾸미지만 결국 일이 꼬여 몰락한다는 이야기이다. 천민자본주의의 속성을 한국적 연희 양식으로 풍자한 이 작품은 권선징악적인 주제는 물론이고 희극적 재미가 압권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고지고 피고지고>, <불 좀 꺼주세요> 등을 통해 연극계의 히트 제조기로 알려진 강영걸이 연출을 맡고, 1957년 공연에서 ‘이중생’ 역을 맡았던 국립극단 장민호 선생이 다시 ‘이중생’ 역을 맡게 되어 화제다. 47년 만에 같은 역할을 다시 맡게 된 장민호 선생이 자가당착에 빠져 속칭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공연의 볼 거리다.

2004년 제작되는 <인생차압>은 원로배우 장민호선생과 이해랑연극상 수상 배우 서희승씨가 더블 캐스트로 이중생역을 맡았고, 2004년 지방순회 공연 작품으로 선정되어 오산 문화예술회관 개관기념공연과 마산 국제연극제 등 지역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사기,배임,횡령, 공문서 위조, 탈세, 위장자살극…
갈 때까지 간 인생, 끝장을 보여 드립니다!

1949년 오영진(1916~1974)은 첫 희곡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가라앉던 이 작품이 1957년 <인생차압>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국립극단 제5회 공연으로 오르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고, 공연의 인기는 다음해 유현목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우리 연극사에서 <인생차압> 그리고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는 중요한 레퍼토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국립극단의 제121회 정기공연으로 선정되어 해외극 <뇌우>와 함께 한국 창작극 대표 레퍼토리 작품으로 오르는 <인생차압>(4. 13~19)은 통렬한 사회풍자와 기지와 재치가 넘치는 대사, 어느 시대에나 살아있을 법한 캐릭터 형상 등 매력적인 요소들로 인해 50여 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2004년 오늘의 이야기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명작이다.

‘돈’ 밝히다 ‘돈’으로 망하는 세태에 일침을 가하는 작품
한국적 해학극의 모범
뛰어난 대중적 감각, 세태 풍자에 일가견인 히트 제조기 강영걸
파렴치범으로 변한 ‘파우스트 장’ 장민호  

살아 있으나 죽어야 하는, 죽었으나 살아있는
- 웃지 못 할 코미디 <인생차압>

일제시대에는 악질적인 친일을 했고, 또 해방 후에는 혼란기를 틈 타 사기와 다름없는 농간으로 거부가 된 친일사업가 이중생은 그 자신도 랜돌프라는 외국인에게 사기를 당하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동안의 행각이 문제가 되어 사기, 배임, 횡령, 공문서 위조, 탈세 등으로 입건이 되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그의 법률 고문 최변호사는 이 난관을 헤쳐 나갈 계략으로 위장 자살을 꾸민다. 급사 이전에 이미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위 송달지에게 물려준다는 유서를 쓰고 면도칼로 자결하는 거짓 죽음을 꾸미는 연극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위의 이름을 빌려 사위 이름으로 해 놓은 재산이 국가에 몰수되는 대신, 어쩔 수 없이 사회사업에 희사하게끔 넘어감으로써 사실상 몰수 당한거나 마찬가지 사태가 진전된다. 사태는 점점 복잡해져 징병에서 돌아온 아들은 물론 두 딸과 사위를 비롯한 가족들은 이제 아무도 이중생의 안위 따위는 관심도 없고 부조리한 세상의 원흉으로 이중생을 몰거나 아니면 아예 유산의 향방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리하여 위장 자살쇼도 무의미해지고 진퇴유곡에 빠진 주인공 이중생은 결국 자살로 생을 끝내게 된다.

*오영진 작 / 강영걸 연출
A : 이중생 (장 민 호), 부인 우씨( 이 승 옥), 큰딸 하주(남 유 선), 사위 송달지(최 운 교), 둘째딸 하연(계 미 경), 아들 하식(김 진 서), 형님 이중건(김 재 건), 변호사 최영후(박 상 규), 비서 임표운(노 석 채), 머슴 용석아범(우 상 전) 외

B : 이중생(서 희 승), 부인 우씨(조 은 경), 큰딸 하주(이 은 희), 사위 송달지(이 문 수), 둘째딸 하연(계 미 경), 아들 하식(이 원 재), 형님 이중건(최 상 설), 변호사 최영후(문 영 수), 비서 임표운(김 종 구), 머슴 용석아범(우 상 전) 외

제    목 : 국립극단 제201회 정기공연 <인생차압>
부 제 목 :  원제 -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관 람 료 :  으뜸석 30,000원 / 버금석 20,000원 / 딸림석 15,000원 / 쟁이석 (당일 오후 2시부터 한정 판매 회당 20석 5,000원 균일)
공연단체 :  국립극단
공연기간 :  2004-04-13 ~ 2004-04-19 
공연시간 :  평일 오후 7시, 주말(토,일) 오후 4시,7시
문의전화 :  2274-3507~8(국립극장 고객지원센터)
장      르 :  연극
장      소 :  달오름극장  
                                                                                <자료=국립극장>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