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이회창이 두려운가.
-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철회하면서 -.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성폭행을 당한 여성 피해자의 대부분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자신을 동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성폭행을 유발할 만한 행위나 동기부여를 하지 않았는가 하고 보는 시각 때문에 매우 곤혹스러워 한다고 한다.
즉 상당수의 사람들은 순전히 제3자로서의 호기심 때문에 성폭행 피해자들의 고통보다는 그들이 상대방에게 성폭행을 유도한 뭔가가 있지 않을까 부지런히 추측해보는 것이다.

피해자들로서는 이런 주위의 잘못된 고정관념과 흥미위주의 사고방식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이 죄의식을 갖게 되고 그 때문에 성폭행당한 사실을 주위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2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이해되지 않는 희한한 사고방식이 낳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사회상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나라당의 의총에서 이와 같은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진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황당한 발언이 튀어 나왔다.
바로 이회창 전총재의 정계복귀를 정면으로 비판한 최구식 의원의 발언이 그것이다.
최 의원은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한나라당 의총에서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더 가깝다”고 전제한 뒤 “역사를 보면 원균은 그나마 나았다. 용감했고 주변에 잡음도 없었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이회창씨는 1차 때 아들 병역, 2차 때 아들?딸 빌라 문제 등 본인의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고 작심한 듯 독설을 퍼부었다.

그런데 그가 말한 이 전 총재의 패배책임은 사실보다 과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 전 총재 아들의 병역문제는 법정에서 이미 사실관계가 명확히 판결이 났으므로 더 이상 재론할 문제도 아니고, 자녀들의 빌라문제 등은 97년 대선에서 천문학적인 비자금이 드러났어도, 당시 대통령 김영삼의 농간으로 수사개시조차 하지 못했던 김대중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이 전 총재는 분명히 지난 대선에서 사기꾼 김대업을 내세운 여당의 공작정치의 피해자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지금 와서 위로는 고사하고 여당의 공작정치와 똑같은 주장을 같은 한나라당 의원이 들고 나왔다는 것이 의아스러울 뿐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그가 지난 두 번의 대선패배를 모두 이회창 전 총재의 책임으로 덮어씌운 것이야말로 적반하장격인 주장인 것이다.
그가 말한 이길 수 있었던 모 전략가가 건의했던 특단의 비책이란 바로 지금 항간에 알려질 대로 알려진 노무현의 여자관계와 사생아에 관한 것인데, 그 엎치락뒤치락하며 피를 말리며 싸우던 상황에서도 이런 식의 네거티브 선거행태에 의연히 거부의사를 밝힌 이 전 총재의 군자연한 태도는 오히려 인간적 매력을 느끼게 한다.

오히려 최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부산 경남출신 의원들이야 말로 지난 두 번의 대선패배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원흉들이 아니었던가.
한 마디로 말해 그들은 한나라당과 보수세력 내부의 역적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영남권이라 해도 TK(대구 경북)출신 의원들이 두 번의 대선에서 이 후보의 승리를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닐 때, 그들(PK의원들)은 97년 대선 때에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밀명을 받들어 은밀히 이인제 선거운동을 하고 다녔고, 2002년 대선 때는 동향인 노무현의 승리를 위해서 뒤에서 이중간첩노릇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선거결과 부산 경남에서 이인제 노무현의 득표율이 그대로 이회창 후보의 패배에 직결되지 않았던가.

필자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자 이 후보는 첫 대중유세를 부산에서 했는데 유세에 모인 청중은 약 3천명 정도였다.
그런데 그 곳은 평소 유동인구가 2천 명 정도 되는 곳이었다.
이는 결국 지구당 위원장들이 청중을 동원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이 후보도 이 같은 예상보다 적은 청중수에 불쾌감을 표시하며 “정말 어렵다. 잘 좀 부탁한다. 내가 언제 이런 부탁하는 것 봤느냐.”하며 부산 지역 의원들에게 통사정을 하고 갔다고 한다.

필자는 당시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에 원무과장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그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선거운동차량이나 선거운동원들을 선거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친구가 한나라당 당원이어서 그에게 전화를 하여 이런 사정을 얘기하고는 “선거운동 좀 열심히 하라”고 하였더니 자기도 들은 말이라고 하면서 부산 지역 한 의원이 술자리에서 “노무현이가 돼도 부산 놈인데 뭘-”하더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같은 경상도지만 대구 사람들에 비해 부산 사람들이 조금 게으른 면이 있다고 해도, 부산 의원들의 이 같은 자세는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전신인 민자당 시절부터 대구출신 의원들은 14대 총선당시 정주영의 국민당 바람, 15대 총선당시 자민련 열풍(당시 대구 11개 선거구에서 신한국당 2명만 당선)등을 맞아가며 선거 때마다 항상 긴장을 유지해온 반면, 부산 의원들은 13대 통일민주당 시절부터 김영삼, 신한국당, 한나라당 간판만으로도 손도 안대고 코 풀듯이 선거를 너무나 쉽게 치루어 왔던 것이 이같이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진 정신자세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정신자세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지난 17대 총선 후 나온 지금 당내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부산지역 모 의원의 “앞으로 룸 싸롱에 가지 않겠다”는 좌우명이다.
탄핵역풍으로 한나라당이 거의 공중분해 될 뻔했던 위기를 천막당사까지 꾸려가며 가까스로 넘긴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나태하고 무책임한 자세가 아닌가.

지난 대선에서 홍보위원장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 또한 이에 못지않다.
그는 홍보위원장이면서도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노무현이 광고업계 2위인 금강기업에 홍보광고를 맡긴 반면, 한나라당은 자금이 풍부한 상황임에도 업계 35위의 무명의 업체에게 정치 광고를 맡겨 홍보전에서의 패배를 자초했다.
또 얼토당토 않게 빅3도 아닌 권영길의 TV토론 참가에 합의해주어 가뜩이나 어려운 토론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당시 현역 정치인중 가장 엘리트로 평가받던 이 후보였지만, 토론에서 궤변을 늘어놓는 노무현에게 계속 밀리던 입장에서 한 술 더 떠서 초록은 동색이라고 권영길이 은근슬쩍 노무현을 거드는 바람에 토론구도를 2대 1로 만들어 버려 열세인 이 후보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이다.
결국 이 때 권영길의 신세를 진 노무현은 민노당에 그 댓가로 정당투표제를 약속해 주어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이 2석에 불과하면서도 비례대표 8석을 얻은 기형괴물정당 민노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선거결과 1백만 표도 얻지 못한 권영길이 TV토론에 참여하여 2파전의 선거구도를 헷갈리게 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서, 이는 홍보위원장이 결사적으로 막았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대선이후에도 일부 부산의원들의 의문의 행적은 계속된다.
특히 2003년 10월 노무현의 집사격인 최도술이 SK 손길승 회장에게서 뇌물을 받은 사건이 터지자 노무현은 고육책으로 신임투표를 들고 나왔는데, 당시 최병렬 대표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가, 당시 16대 국회의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당 소속 의원들도 전원 사퇴서를 내자고 제안하였다.
그런데 최병렬 대표의 이와 같은 제안에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이는 권철현 의원이었는데, 그는 최 대표의 가슴을 쳐가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시하였고, 결국 최 대표는 신임투표제안을 거절하였다가 대선자금 수사의 태풍을 만나게 되어 소속의원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탄핵역풍 속에 맞이한 17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공천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연제구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핵심측근이었던 이상희 의원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김희정 후보로 교체하였는데, 이는 누가 봐도 말도 되지 않는 심사결과였던 것이다.
차라리 경선이나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모르겠지만, 면접심사 후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공천심사위원들이 모두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이는 모두가 합심하여 이회창 측근 죽이기에 다름 아닌 것이었다.

특히 17대 총선 이후 벌어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도, 탄핵심판의 1등 공신이었던 김용균 전의원의 공천신청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당시 42세의 무명 정치낭인에 불과했던 김태호씨(현 경남도지사)를 공천한 것도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는데, 이는 탄핵사태 직후 복귀한 노무현의 서슬 퍼런 분위기에 한나라당이 겁을 집어 먹은 결과였던 것이었다.

노무현 탄핵 당시 박관용 국회의장이 같은 부산고 출신인 최병렬 대표에게 “총선을 앞두고 이같이 위험한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아”하고 이를 적극 만류했고, 당시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하여 대통령과 야3당 대표간의 회담을 제안하는 등 비극적 사태를 막기 위해 적극 노력했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나라를 생각해서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부산같이 좁은 지역에서 부산고 출신들이 합심하여 부산상고 출신을 대통령직에서 몰아냈을 경우 지역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측면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던 박 의장이 결국 탄핵을 강행한 것은 김영삼을 한 사우나탕에서 우연히 만나서 그로부터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듣고 나서부터였다고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내년 대선이 고건(범여권 후보)대 이회창(보수야권 단일후보)의 대결구도로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왜냐하면 한나라당 빅3중에 이회창 만큼 사상과 이념이 분명하고 인품, 학식, 도덕성, 능력, 자질이 뛰어난 후보는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이 후보가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때 앞으로 이런 후보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매우 아쉬웠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한나라당에서 빅3같은 후보가 백 명이 나와도 여당과 좌파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는 이회창이라는 것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란 점이다.

그동안 필자가 지켜본 결과 한나라당의 빅3는 껍데기만 보수세력일 뿐 이념도, 정체성도, 선명한 노선도 없는 그야말로 사기꾼 같은 행보를 계속해왔다.
또한 자신들도 보수가 아닌 중도노선을 걷고 있다고 분명히 천명해왔다.
이런 인간들에게 보수세력이 표를 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정체성도, 이념도, 소신도 없는 인물들에게 나라를 맡긴다는 것은 설계도 없이 건물을 짓는 것보다도, 나침반 없이 항해를 하는 것보다도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기꾼들에게 회사를 넘겨준다면 회사 하나가 망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나라를 넘겨준다면 나라가 망하기 때문이다.

최구식 의원은 이회창 총재의 패배로 결과적으로 나라가 도탄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은 한나라당이 보수야당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고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의원들이 알면서도 민노당원들을 비서관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런 여러 가지 사건들을 감안할 때 필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부의 적보다도 먼저 내부의 적을 척결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낸 홍문표 의원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감이며, 그런 의미에서 우선 최 의원의 발언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의 발언이 당내 특정후보의 사주를 받았다면 별문제겠으나, 우파보수정권의 출현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한 좌파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면, 사정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패배 직후 소장파와 손잡고 당을 흔들었고, 사학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준 인물이 색깔론까지 제기해가며 당 대표를 맡고 나니 한다는 짓이 과거 영세 기업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도시산업선교회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좌파인사를 윤리위원장으로 영입하여 당내 대표적 보수인사인 김용갑 의원의 징계를 보수단체들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강행하였다.
그리고 그가 임명한 당의 여성 대변인이란 사람은 TV에 출연하여 무슨 근거로 그랬는지는 모르나 “국민의 90% 이상”이란 표현을 사용해가며 5.16은 혁명이 아닌 쿠데타라고 정의를 내렸다.
이런 일련의 정신 나간 행위들은 그동안 보수 세력의 피를 빨아먹고 살아온 그들로서는 있을 수 없는 배신행위인 것이다.
이는 조강지처를 버린 바람난 남편의 가출보다도 더 비난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김용갑 의원의 징계에 대하여 그가 창녕 보선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지만, ‘광주 해방구 발언’은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할 말을 했고 광주시민들을 모독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명색이 보수정당에서 이것을 징계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해왔다.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하여 한나라당 측에 만일 김 의원의 발언을 징계한다면 강재섭 대표는 물론 빅3후보들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를 분명히 하였다.
그동안 필자는 빅3후보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모두 탐탁지 않게 생각해왔지만, 대선 승리에 재를 뿌리지 않기 위해서 이들을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왔으나, 그들이 김용갑 의원의 징계를 막지 않음으로써(김 의원이 보선에서 해당행위를 한 것에 대한 징계결과에는 이의가 없다)당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고 그럼으로써 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속인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특히 김용갑의 ‘광주 해방구’발언을 징계한다면 광주의 5.18 묘지의 유영봉안소에 찾아가서 박장대소를 하고 이를 둘러대느라 거짓말까지 한 이 모씨도 징계를 해야 공평하지 않는가.

특히 언젠가 그가 말한 “국가정체성이 밥 먹여 주냐”는 발언과 과거 현대건설 회장 시절 회사의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노조위원장 서정의씨(부산대 상대 졸업. 통일민주당 민자당 지구당 위원장, 김영삼 정권 시절 한국마사회 제주지부장 역임, 현재 필자가 이 분의 행방을 찾고 있으나 묘연하다) 납치살해미수 사건에 그가 개입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드시 규명이 필요하다.
(당시 서정의 노조위원장은 이 회장과 면담 후 납치되었고,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돌아왔는데, 납치범들은 체포된 후 파렴치하게도 ‘조병찬’이란 가공인물을 대며 서 위원장의 자작극임을 주장하였다. 결국 이 회장은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정부와 현대재벌과는 밀월관계여서 그는 더 이상 책임추궁을 당하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 또한 지난 번 민노당 방북단이 제기한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와 주체사상탑 방문주장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해명이 없는 점과 김정일 면담시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하며, 끊임없는 그의 자질논란 등에 대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공인된 그의 무식함을 놓고 볼 때, 그 좋은 명문대학을 정말 정상적인 실력으로 들어갔는지(사람은 학벌이 좋다고 현실적으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배운 지식은 평생을 따라 다닌다.) 그리고 그 짧은 말 실력으로 대선 때 가장 어려운 관문이 될 TV 토론을 과연 통과할 자신이 있는지 등에 대해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그의 퍼스트 레이디 시절 물의를 일으켰던 희대의 사기꾼 최태민과의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추문도 있다.
(당시는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던 시절이어서 이는 보도되지 않았으나, 그는 이 사건으로 당사자인 최태민과 의혹을 조사했던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와 함께 박 대통령에게 불려가야 했다.)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의 탈을 쓴 위장된 좌파로 생각하는데, 그의 배후에는 경기도지사 김문수가 있다.
그런데 김문수는 지난 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였을 때, 간첩 김낙중으로부터 자금을 수수하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당시 안기부는 여당후보였던 그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
김문수는 17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노무현 탄핵을 주도하였던 최병렬 대표를 몰아내었고 색깔이 이상한 사람들을 대거 공천하여 당을 정체불명의 노선으로 바꾸어 놓았다.
한 마디로 한나라당에 ‘레드 바이러스’를 퍼뜨린 장본인인 것이다.
지난 90년대초 그와 서울대 동문인 정윤광(서울 지하철 2대노조위원장)은 꼭두각시인 배일도(현 한나라당 의원, 전 서울지하철 초대 노조위원장)를 내세워 서울지하철 노조를 장악하였고, 90년대 초 계속해서 노사분규를 일으켰다.
당시 서울시장은 고건 씨였고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은 김명년 씨였다.
배일도는 지금도 한나라당 내에서 자이툰 부대 철군결의안을 주도하는 등 좌파 정권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한 때 김문수와 배일도는 탈북자 구제사업을 한다고 뻔질나게 중국을 드나들었는데, 정작 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원희룡의 돌연한 출마선언은 역대 야당경선에 여당의 공작정치가 개입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전례로 보아 그 차원에서 이해를 하면 된다.
지난 2003년 한나라당의 소장파가 미래연대를 만들어 당을 공중분해시키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실패한 후 김영춘, 김부겸, 김원웅 등 이 탈당하여 열린당으로 갈 때, 이들은 역할분담을 내세워 한나라당에 남은 것이지, 특별히 당에 애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필자는 오늘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서 앞으로 내년 대선 때까지 모든 문제를 파헤치겠다.

※ 다음은 필자의 본론과 관계없는 최구식 의원의 주장중 사실과 다른 부분을 별도로 지적한 것이다.
최 의원은 참고로 하여 자신의 무식함을 보충하기 바란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역사문제에 다 정통한 것은 아니다.

난중일기에 보면 원균은 전투 중에도 배에 기생을 승선시켜 숨기고 다녔을 정도로 얼빠진 인간이었고, 용감하기는커녕 임진왜란이 일어나자마자 경상우수사였던 원균은 경상좌수사 박홍과 함께 전선 70여척을 자침(수군이 후퇴하면서 적이 이용할 것을 우려하여 전선을 스스로 침몰시키는 일)시키고 허겁지겁 도망을 친 다음 휘하의 군관 이영남을 충무공에게 보내 온갖 죽는 소리를 하며 구원을 요청했을 정도로 비겁한 위인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순신보다 나이가 많고 군의 선배인 점을 내세우며 항상 이순신의 말을 무시하기 일쑤여서, 난중일기에 보면 이순신이 항상 원균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기록이 적혀 있다.
심지어 이순신이 왕의 특명에 의해 3도 수군통제사로 임명되었을 적에도(이 때 선조는 이순신에게 1품의 벼슬을 하사하려 했고 신하들도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유일하게 서인의 영수이던 송강 정철의 반대에 부딪혀 정2품 정헌대부를 하사하였다.) 원균은 상관인 이순신에게 복종하기는커녕 계속 사사건건 반대를 일삼아 결국 두 사람간의 불화를 보다 못한 조정의 개입으로 원균이 육군직인 충청병사로 전보되기에 이른다.

최 의원은 원균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으나, 원균은 이순신이 투옥된 후 삼도수군통제사를 물려받은 후에도 항상 웅크리고 앉아 전투다운 전투를 하지 않았고, 이는 도원수 권율이 백의종군중인 이순신에게 “원균은 도무지 싸움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되고 있다.
결국 원균은 진해 안골포에 은신중인 적의 잔당을 소탕하라는 도원수 권율의 명을 받고도 “육군이 먼저 나서서 육지의 적을 바다로 몰아내야 수군이 싸울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며 출전하지 않고 있다가 명령 불복종으로 권율에게 불려가 곤장 50대를 맞은 후에야 마지못해 출전하게 된다.

이 때 원균은 배를 타고 가다가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전투도 하기 전에 격군(노 젓는 병사) 10명의 목을 벨 정도로 경박한 위인이었다.
그러다가 적의 유인선에 걸려 하루종일 헤매다가 한밤중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거제 칠천도 앞바다에서 적의 복병을 만나 수군 전체가 궤멸당하는 패전을 겪게 되는 것이다.

원균은 전쟁 후 선조임금에 의해 이순신, 권율과 함께 1등 공신으로 추증되었으나, 그것은 순전히 민심이 자신보다도 이순신에게 더 치우쳐져 있음을 시기한 임금 선조가 터무니없이 억지를 부린 결과였으며, 당시 기록에 의하면, 대신들은 모두 임금의 이 같은 황당한 처사에 반대를 하였으나, 선조임금은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밀어붙였다고 한다.

최 의원은 난중일기를 읽었다고 주장하는데, 그가 읽은 것은 아마 난중일기가 아니라 원균을 터무니없이 의인화한 김탁환의 소설 ‘불멸’을 읽은 것 같은데, 그 소설은 전혀 사실과 다른 작가의 창작일 뿐이다.
그러므로 최 의원이 잘못된 역사인식에 근거해 이회창 전 총재를 오히려 원균보다도 더 못한 인물로 매도한 것이야말로 정말로 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영민 자유언론수호국민포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