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오만해서도 비굴해서도 안 된다.

갈팡질팡하는 한나라당의 대북관을 보면서 잃어버린 10년의 한이 새삼 아쉬워 이 글을 쓴다.

정당의 지상과제는 뭐니 해도 권력 잡는데 있다.

집권의지 없는 정당은 존재이유가 없다.

정권 탈환의 기회를 눈 앞에 두고 사분오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햇볕정책 10년恨의 국민들은 지금 또한번 정신적 공황에 빠져있다.

정치의 장에 발 딛지 않은 국외자가 당의 속내를 얼마나 알까마는, 그러나 나름대로 투시되는 것이 있어 하는 이야기이니 당은 겸손하게 들어주기 바란다.

당은 허수로 찬 여론조사를 보고 오만하지도 말고 김정일 북핵 위협 앞에 비굴하지도 말고, 금년 대선의 승패는 국가정체성을 걸고 건곤일척하지 않으면, 다수 국민과 더불어 공멸의 길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나친 이념지향적 충고라고 해도 달리 방도가 없으니 심히 유감스럽다.

앞서 말했듯이 잃어버린 10년 한의 갚음을 바라는 다수 국민의 염원이 거기에 있음을 직시하라는 뜻이다.

경제도 잘되고, 대북문제도 잘 풀리고, 사회도 잘 돌아가고 하면야 오죽 좋겠냐 만은 그것은 모두 부차적 문제들이다.

헌법이 명령하는 대로 국가정체성 회복과 더불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온전한 복귀가 위 부차문제들을 푸는 키워드임을 인식하면 어려울 것도 없다.

늘 하는 말대로 국민을 얼마나 잘 먹여살리느냐가 정치의 요체이고, 국민이 먹을 소시지의 굵기를 가름하는 것은 이념과 체제임이 이미 정치의 초보지식이 아닌가.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실패가 공인된 10년 실험의 햇볕정책에 한술 더 떠서 죽여도 시원찮을 金正日을 껴안고 가겠다면 이 나라를 얼마나 더 좌경화 하겠다는 수작인가?

여기에 낙담을 한 다수 국민의 의중이 뭔지를 아는가?

좌선회한 한나라당을 김대중 노무현의 庶子黨으로 보는 국민은 鮮明保守勢力의 등장을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말한다.

한나라당의 변신은 대선용이니 뭐니 레토릭을 쓰고 있지만, 다수 국민은 그런 난해한 정략을 납득할 만큼 현명하지도 우둔하지도 관대하지도 않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무슨 말인고 하니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의 변화는 김정일과 남한 내 좌익세력을 달래기 위한 대선용 전략일 뿐 본질변화가 아니니 보수세력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 듯한데, 이를 액면대로 받아들일 만큼 우리 국민이 그렇게도 어리석지 않다.

그렇다면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국민은 쥐새끼가 구멍에서 나올까 말까 눈알만 굴리는 소심한 기회주의적 首鼠兩端(수서양단)의 졸장보다는 하늘과 땅을 내걸고 승부를 가려 천하를 잃든 얻든 망하든 흥하든 하늘에 자신을 내맡기고 일을 도모하는 乾坤一擲(건곤일척)의 지도자를 택한다는 말이다.

건국이후 대한민국을 지키고 먹여살려온 선명보수세력이 참 일꾼이다.

정녕 한나라당이 국민의 소망을 저버리고 그런 모습으로 대선에 임한다면, 3대째 不姙黨의 수모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지금이라도 빅2 중 하나가 건곤일척 선명보수를 표방한다면, 누구도 그 대세를 거역하지 못할 것이다.

새 정권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이미 주어져 있다.

헌법 제1조 국가정체성, 제3조 국가영토권, 제4조 자유민주적 통일 그리고 국제평화유지와 국가안전보장의 제5조가 그것이다.

이 4개 조항이 명령하는 대로만 나가면 통일․안보․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부차 문제들은 스스로 답이 나온다.

여기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북정책의 전면수정을 통한 상호주의의 복원이다.

국가존망과 민족의 생사를 가늠하는 안보문제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정부가 책임져야 할 첫째 의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분단과 냉전체제하에 있는 현실에 비추어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이념을 선명히 밝혀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소셜 하드코어(불치의 사회악)인 극소수 극렬좌익은 밀어둔 채 다수 국민은 정치적 안정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생업에 전념하는 그런 품격을 갖춘 국가를 갈망하고 있다.

그것이 이상세계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가가 추구해야 할 사회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잃어버린 10년 恨의 국민은 지금 한나라당을 대신하는 선명보수세력의 결사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3의 선명보수 후보가 워밍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은 직시하여야 하며, 국민은 이를 당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한나라당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華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