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력 적절히 평가되지 않아 ‘유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9일(미국시간 8일) 스페셜 301조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비정기검검을 실시한 결과 한국이 음악과 영화 등 지적재산권의 침해 행위를 막지 못했다며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 보호등급을 ‘감시대상국’에서 ‘우선감시대상국’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미국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는 그간 지재권 보호를 위해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은 물론 지재권 침해사범에 대한 강력한 단속활동을 벌여 왔다”며 “미국 정부가 우리의 꾸준한 지재권 보호 강화 노력을 적절히 평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USTR은 “한국이 음반제작자에 대해 배타적 송신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으며 영상물 불법복제도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의 적극적으로 저작권 침해문제를 다루도록 하기 위해 한국을 특별감시와 협의가 필요한 ‘우선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배타적 송신권이란 우리 저작권법상 전송권 및 방송권을 포함하는 권리를 말한다.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음반을 제공하는 ‘이용제공권’과 이용자의 요청없이도 방송의 형태로 음반을 전송하는 ‘송신권’이 포함된다.

미정부는 지난해 5월2일 국별 연례 재심 결과 발표시 우리나라의 지재권 감시등급을 ‘감시대상국’으로 유지하되 음반제작자에 대한 저작인접권 보호강화와 영상물 불법 복제 문제 등의 일부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비정기점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미 통상법 182조(스페셜 301조)관련 규정에 따라 2004년 국별연례 재심결과를 4월말께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 Special 301조 제도란

미 무역대표부(USTR)는 ‘74년 통상법 제182조(Special 301조로 통칭)’에 의거, 매년 4월30일까지 지적재산권 분야 우선협상대상국(PFC : Priority Foreign Country)을 지정하고 30일 이내에 조사 개시 여부 결정한다. 이에 따라 6～9개월간 협의를 거쳐 보복조치 발동 여부 결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국별 지재권보호 수준에 대해 우선감시대상국(PWL : Priority Watch List), 감시대상국(WL : Watch List) 지정 결과도 함께 발표한다.

우선감시대상국(PWL)이나 감시대상국(WL) 지정은 미국이 각국의 지재권 보호 수준과 동향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상국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서, 통상법 301조에 따른 조사 및 협상 절차가 개시되는 우선협상대상국(PFC) 지정과는 다르며, 대상국에 대한 즉각적인 영향은 없다.

미국은 2003년도 연례재심 결과 74개국을 대상으로 심사한 바 있다. 우선협상대상국으로는 우크라이나(2001년부터 계속 PFC 지정)로 2002년 1월 이후 7.5천만불 규모 위조제품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행 중에 있다. 우선감시대상국으로는 EU, 대만,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 11개국, 감시대상국으로는 캐나다, 이스라엘, 이태리, 칠레, 멕시코 등 36개국을 선정한 바 있다.

▲ 우리나라에 대한 “Special 301조” 연례재심 현황

ㅇ89년 우선감시대상국(PWL) ㅇ90년～91년 감시대상국(WL) ㅇ92년～96년 우선감시대상국(PWL) ㅇ97년～99년 감시대상국(WL) ㅇ2000년～2001년 우선감시대상국(PWL) ㅇ2002년～2003년 감시대상국(WL). <자료=외교통상부>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