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23일 표결처리 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 정치개혁 법안이 각 당의 뚜렷한 입장차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한나라,민주,자민련은 이날 표결 처리를 고수했지만 열린우리당이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여야간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여야 협상이 끝난직후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는 합의가 안되면 표결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거듭 고수한 반면 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는 야 3당이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 실력으로 이를 저지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이날 오후 8시 현재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국회 정치개혁특위 회의실을 점거하는 등 실력저지를 계속벌이고 있는데 다,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신경전으로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에따라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선거구제와 인구상하한선 등 정치개혁 법안 처리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은 현재 여야 4당은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막판에 타결점을 이끌어 낼 가능성은 희박한 분위기다. 따라서 연내 선거구 획정 등 상당한 국정공백이 초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개혁입법’처리.. 진통
 與野 의견 대립..23일 표결처리 전망

<1신>국회 정치개혁특위는 22일 내년 총선부터 적용될 선거구제와 국회의원 정수 등 정치개혁입법에 대해 타협을 시도했지만 각 당의 입장 차가 커 결론을 내리지 또다시 23일로 연기됐디. 특히 박관용 국회의장이 각 당 원내대표들과 만나 원만한 해결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날 회담에서 야 3당은▲ 선거구 인구상하한선의 10만-30만 명 조정(현재 9만-34만 명)▲현행 소선거구제 유지 ▲지역구 의원수(현행 227명)의 243명 안팎 증원 등을 주장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중대선거구제 또는 도농복합선거구제 도입, 지역구 의원수 227명 유지 등을 요구했다.

또 비례대표 역시 의원 수를 포함한 전체 국회의원 정수문제 역시 한나라당은 ▲289명안(지역구 243명+비례대표 46명) ▲ 민주당(지역구 244명+비례대표 55명) ▲ 열린우리당(지역구 227명+비례대표 72명)은 299명안을 각각 주장하고 있으며, 비례대표 선출을 놓고도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전국단위 선출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권역별 선출을 놓고 각각 맞섰다.

또 야 3당이 19살로 합의한 선거연령 등 주요 조항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은 범국민정치개혁 협의회의 개혁안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은 지난 주 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표결 처리한다는데 각 당이 의견을 모은 만큼 내일 표결에서는 야3당이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표결처리 할 경우 절대다수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의 합의 내용대로 소선 구제를 유지하고 지역구 의원을 243명으로 늘리는 방안 통과는 무난하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야 3당이 야합해서 정치관계법을 개혁이 아닌 개악을 하고 있다며 표결처리를 강행할 경우 회의장 사전 점거 등 실력 저지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원기 공동의장은 최고지도부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의처리라는 오랜 관행마저 무시하고 정치관계법을 개악해 강행 처리하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큼 어떤 강경한 수단을 써서라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선거구제나 지역구 의원수도 논란이지만 정개특위에서 선관위의 권한을 삭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지난 19일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관위의 선거범죄 조사권 가운데 자료제출 요구 권과 금품. 향응제공 관련 동행요구 권, 증거물품 수거권 등을 삭제하는 내용에 야 3당이 합의했었다.

열린우리당과 선관위는 불법선거 단속을 못하게 하려는 '정치개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야3당은 국민의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고 야당 탄압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만큼 현재의 선관위 권한은 지나치게 막강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치특위는 23일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구제 관련 내용들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