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선거구 획정과 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 선거법 개정을 둘러싸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24일 4당 대표회담을 열어 선거법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해 주목된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치개혁특위에서 제시한 선거구 획정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정개특위에서 23일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됐는지, 즉 선거구획정위가 선거구 획정작업에 착수할 근거가 되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야 3당은 23일 목요상 정개특위위원장이 선거법 개정안을 공식 상정한 만큼 오늘부터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박관용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 상정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획정위는 전체회의에서 특위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 곧바로 선거구 획정작업에 착수할 수 있지만 획정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정개특위는 원점에서 선거구획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다시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개특위 목요상 위원장은 "선거법 개정안은 공식 상정돼 선거구획정위에서 획정작업에 착수할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획정위에서 획정안을 마련해 오면 오는 26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선거구획정안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개특위 합의대로 처리하면 된다"며 회담제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고, 열린우리당은 "어떠한 대화제의도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정개특위는 23일 저녁 전체회의에서 선거구제와 의원정수 등 선거법 개정안을 기습 상정했으나 열린우리당의 실력저지로 처리를 하지 못했다.

야 3당은 소선구제 유지, 인구 상하한선 10만∼30만명, 지역구의원수 227명에서 243명으로 증원과 비례대표 46석을 유지한 의원정수 289명 내외로 상향조정, 정당명부식 전국단위 비례대표제, 인구 산정시점 2003년3월말 등에 합의, 표결처리를 시도했다.

특히 인구 상하한선, 의원정수 등 선거법 개정 등을 둘러싼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과 열린우리당의 대립이 격해지면서 정치개혁안의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일치 판정을 내린 선거법 개정이 연내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거법 공백사태는 물론 지역구의원들의 자격시비까지 제기되는 등 파문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정치권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4당 대표 회동마저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따라서 정치권은 당분간 꼬인 매듭을 풀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