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논란 끝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표결로 가결시켜 국회 본회의로 넘겼다. 그러나 본회의에서의 비준안의 통과 여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상태다.

비준안 통과에는 우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농심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농촌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데 비해, 비준안 즉각 처리를 주장하는 도시 출신 의원들의 의견이 팽팽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김덕룡(서울 서초을) 의원은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개방이라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쇄국의 길을 택해 엄청난 국운 쇠락을 초래했다"며 "FTA 체결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열린우리당 유재건(성북갑) 의원도 "국제사회에서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선 FTA를 올해 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촌출신인 한나라당 김용갑(경남 밀양-창녕) 의원은 "정부의 FTA 피해보상 대책을 보면 구체적 실천 계획도 없고, 재원확보 방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농민들의 피해를 묵살하고 비준동의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박상천(전남 고흥)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번 청와대 회동에서 농민 대책과 비준동의안 통과의 '동시이행 원칙'을 약속했으나 가장 핵심인 FTA 이행특별법안이 농림해양수산위에 계류 중"이라고 지적하고 "허구한 날 약속을 위반하는 정부를 믿고 아무런 대책 없이 비준동의 안을 먼저 처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각 당 농촌 출신 의원들이 본회에서 순순히 비준안 통과에 합의해주지 않을 것이 란 여론이 형성되면서 국회의 비준안 통과는 현재로선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