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국회의장 절충도 무산
국회의 선거구 획정 등 법 개정을 마무리짓기 위한 협상이 여야의 대치로 진통을 앓으면서 국회가 또다시 '뇌사상태'로 빠져들 분위기다. 특히 박관용 국회의장 주재로 26일 열린 여야 8자회담도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돼 연내 선거구 획정 가능성은 이제 더욱 희박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야 3당의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처리 방침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실력으로라도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또 정치개혁특위의 표결처리 시도 역시 열린당이 상임위원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회동에서 야 3당은 현행 선거구 획정이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은 만큼 지역구 의원을 16석 늘려 의원 정수를 289명으로 하자고 주장했지만, 열린우리당은 현행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처럼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자 박관용 의장이 "이틀동안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모든 의견을 수렴한 뒤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 문제를 매듭짓자"는 협상카드를 제시했지만 열린우리당이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이렇게 되자 한나라당은 "타협이 이뤄지지 못한 만큼 표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 역시 "여기까지 온 이상 어쩔 수 없다"며 표결 처리를 시사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표결처리에 강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박관용 국회의장이 나선 막판 절충시도도 무산됨에 따라 연내 선거구 획정 가능성은 이제 물 건너간 셈이 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거구 획정 등에 따른 여야 대치 상황이 앞으로 또다른 국회 정상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