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원내총무.원내대표들은 29일 오전 박관용 국회의장 주재로 회담을 열어 선거구 획정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 문제를 논의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회담이 결렬됐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이와 관련해 "국회가 위헌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정치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수 밖에 없다"면서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처리방안에 대한 결심이 서는 대로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특단의 조치를 취할 의사를 시사했다.

박 의장은 또 "선거구 획정위원들의 사표제출과 관련해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라며 정치권이 합의할 경우 김성기 위원장에게 사과한 뒤 사표를 반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야 3당은 29일 회담에서 연말까지 선거구를 새로 획정하지 못하면 현행 선거구 모두가 위헌인 상태가 된다며 전원위원회 소집을 주장했지만, 열린우리당은 합의 처리라는 관례를 무시하고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편법이라며 강력히 반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 4당 원내총무와 원내대표들은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헤어졌지만 박관용 국회의장이 국회법에 따른 처리를 강조한 만큼 막판 합의가 이뤄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거구 획정문제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1년 10월 현행 선거구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올 연말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한 상태여서 연내에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을 경우 사상초유의 위헌적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여서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새해 예산안 120조원과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과 신 행정수도특별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안건 모두 여야 의원들이 당적을 떠나 출신별로 의원들의 입장이 달라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FTA 비준 동의안의 경우 농촌지역 출신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기자회견을 갖고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로 표결 처리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데 이럴 경우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