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국회가 9일 처리할 예정이었던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또다시 무산되면서 국회가 국가이익과 상반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하루종일 투표방식을 두고 논란을 거듭한 국회는 결국 한-칠레 비준동안 처리를 마무리 짖지 못하고 또다시 다음주 초로 연기 처리한다는 의견을 모으는데 그쳤다.

특히 농촌 출신의원들은 찬반 투병한 투표 진행을 위해 전자투표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렇게 논란을 거듭하자 박관용 국회의장은 여야의 원만한 타협을 요구하면서 산회를 선포했다.

이같은 표결 무산에 따라 국회는 10일 농림해양수산위원회를 열어 농민지원방안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그리고 16일쯤 FTA 비준동의안을 다시 표결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야의 의견일치는 매우 어두운 상황이다.

이번 국회의 한-칠레 비준동의안이 3차례나 미뤄진 이유로는 각 정파간의 17대 총선을 대비한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에 국회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 문제를 놓고 힘 겨루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파병안.FTA' 처리 난기류
 국회, 본회의 상정까지 상당한 진통 예상

<1신>국회는 9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추가파병안 등 2가지 난제에 대해 처리를 강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본회의 개최를 목전에 두고 의원들의 집단서명이나 개별농성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농민단체들도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어 본회의 처리에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라 형편이 어려운데 정치나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해 국민 앞에 면목이 없다"고 말해 이번 국회에서 대표 책임하에 FTA동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열린우리당도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가 한 목소리로 동의안의 9일 처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8일 FTA동의안 처리를 기명투표로 할 것을 들고 나왔다. 추 의원은 "한.칠레 FTA처럼 중요한 정책에 있어서 국회의원들이 자기의 이름조차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면서 "대책없는 한.칠레 FTA는 부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배기운(전남 나주) 의원도 7일부터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FTA 비준에 반대하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농촌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규택(경기 여주) 의원은 8일 "본회의에 앞서 한나라당의 농촌출신 의원들이 모여 표결저지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이같은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농민단체들은 9일 여의도에서 'FTA 국회비준 반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 안은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확인한 뒤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부분 국익을 위해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의원 31명이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서명을 하고 나서서 파병반대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들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상임중앙위원회 등에서 파병동의안 반대를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자고 촉구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도 당 지도부간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정 의장은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파병안이 조기에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근태 원내대표측은 "정부 파병안이 비전투병 위주의 당의 기존입장과 달라 당내토론이 필요하고 국방위 진행상황도 지켜봐야 한다"며 9일 처리가 어려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