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정치개혁입법이 대부분 합의됐지만, 국회통과가 지연되면서 제도개선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선거법 처리 지연을 틈타 구태 정치의 산물인 돈선거,조직선거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추세다. 중앙선관위의 통계에 따르면 이미 17대 총선에 따른 불법행위 단속 건수는 2300건으로,16대 때에 비해 3배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한 논란을 거듭한 끝에 여야가 합의한 선거법개정안은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출판기념회 금지기간을 종전 선거기간에서 선거일전 90일부터로 확대했다. 이에따라 정치개혁입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모든 예비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는 금지된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예견한 듯 각 진연의 예비 입후보자들이 최근 잇따라 후원회를 겸한 출판기념회를 개최,선관위의 단속망을 피해가고 있어 입법통과 지연에 따른 또 다른 문제들이 도출되고 있다.

또 선거법개정안은 현역의원과 정치신인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 현역의원의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는 의정보고회를 종전 선거일전 30일부터 금지하던 것을 선거일전 90일부터로 강화했다.

그러나 입법통과가 지연되면서 현역의원들은 기득권을 최대한 활용, 각종 형태의 의정활동보고회를 갖고 있지만 정치신인들은 명함 한 장 돌리지 못하는 등 상반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여야가 합의한 정치자금법개정안은 국회의원 및 지구당 후원회 폐지키 등도 입법이 늦어지면서 현역의원들의 후원회 개최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한편 여야는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17대 총선 전에 지구당을 폐지토록 했으나 이 또한 입법 지연으로 여전히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운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