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이 이런 것이냐는 원성 높아 - 지난 16대 국회가 여야의 잦은 대립으로 국회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은 데 이어 30일 출범한 17대 국회 역시 위영위 기득권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에따라 정치권이 최대 기치로 내걸고 있는 '상생의 정치'는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된다. 

특히 16대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막을 내리고 나서 정치권은 17대 총선을 정치권의 전면개혁을 목표로 표심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17대 국회가 구성되기 전부터 정치권은 총선당시와는 전혀 다른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여야는 국회 상임위원장직 배분문제를 둘러싸고 의견대립이 팽배하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열린당은 상임위원장직 19개 중 11석을 여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하는데 반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10석과 한나라당 8석, 비교섭단체 1석을 주장하고 있다. 

또 국회 운영위의 핵심 상임위 자리인 통일외교통상위와 문화관광위, 법사위 등의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열린당과 한나라당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정치권의 대립국면은 결국 총선과정에서 내세운 여야의 '정치개혁'이라는 의미자체를 무색케 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회 의장단 구성문제와 상임위 배분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견해차는 31일 오후로 예정된 원내대표 회담에서도 양당의 입장을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다 열린당과 한나라당의 원구성 협상에 민주노동당이 참여 요구를 하고 나서 17대 국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 개원과 함께 빚어지고 있는 이같은 여야의 원구성 협상 진통 외에도 국회는 앞으로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인준 과정과 이라크 파병 제고 여부 등 수많은 문제들을 남겨놓고 있어 앞으로의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