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국정브리핑>

'부패청산.정부혁신' 강조... 매년 6%대 경제성장 이룰 자신있다 -  노무현 대통령은 여권의 참패로 끝난 '6-5 재보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전방위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자신의 임기 중 "매년 6%대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낙관해 관심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 국회, 국민을 위한 국회'라는 제목의 제17대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치개혁 언론개혁 등 많은 개혁과제들은 국회가 주도해서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부패 청산과 정부 혁신, 이 두가지는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부패는 심각하고 구조적인 부패부터 청산해 나가겠으며 가지만 자르는 것이 아니라 뿌리까지 뽑을 것"이이며 "일시적 몰아치기 방식이 아니라 원칙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해 향후 검찰과 감사원 및 부패방지위원회 등 정부 사정기관에 의한 본격적인 사정 개혁 작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정부혁신 부분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 공무원이 우수하지만 아직 일류정부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공무원 스스로 일류라고 자부할 수 있을 때까지 정부를 혁신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특혜와 독점, 불공정 경쟁의 시장구조로는 창의와 경쟁의 효율이 살아나지 않는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시장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과장된 위기론 이야말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는 과장된 위기론을 잠재우는 것"이라고 정치권과 재계,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돼 온 경제위기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결코 위기가 아니다"고 낙관하면서 "올해 5%대를 시작으로 내 임기 동안 매년 6%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지난 4-15 총선에 대해서는 "시민혁명이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다"고 높이 평가한 반면 여권의 참패로 끝난 이번 6-5 재보선 결과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국회 연설은 지난해 4월과 10월 제16대 국회에서 이뤄진 국정연설과 시정연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노 대통령의 국회개원 축하 연설과 관련, 여야는 상반된 반응과 평가를 나타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현실에 대한 솔직하고 냉정한 진단이 돋보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특히 노 대통령이 정치개혁과 언론개혁 등을 국회에서 맡아줄 것을 요청하는 등 '역할분담론'을 제안하고 국회와 개혁을 함께 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상생의 정치'를 당부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현실감이 결여돼 있는 실망스런 연설"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국회에 대한 대결적 자세가 바뀌지 않은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우리 경제가 결코 위기가 아니며, 오히려 경제위기에 대한 지나친 과장이 진짜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며 '경제위기론 확산'을 경계한 것과 관련해 "국민은 경제위기를 절감하는 데 대통령은 아니라고 말한다... 대통령과 정부가 경제혼란을 부추기고 신뢰를 주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17대 총선을 '시민혁명'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대통령에 대한 '자기혁명'은 물론, 개혁과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계는 노 대통령이 ""지금의 위기관리는 과장된 위기론을 잠재우는 것"이라며 경제위기론을 강하게 일축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으나 임기중 매년 6% 이상의 경제성장을 약속하며 경제운용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데 대해서는 대체로 환영하면서 정부의 경제살리기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의지를 나타냈기도 했다.
 
한편 김원기 국회의장은 노 대통령의 축하 연설에 앞서 행한 17대 국회 개원식사를 통해 남북국회회담을 정식 제의했다.

김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17대 국회는 반세기동안 보여준 과오를 극복하고 민의(民意)의 전당이자 국정논의의 중심무대로, 국민통합의 산실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며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의원들은 제2의 제헌국회의원이란 각오로 17대 국회를 성공시킬 역사적 소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여야가 상생하는 선진국회', '중단없는 개혁을 추진하는 국회', '자기 발로서는 자주적인 국회', '민생을 돌보는 현장 중심의 일하는 국회',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국회'를 17대 국회의 과제로 제시하면서 국회 내 정치개혁특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할 것을 촉구하고 "감사원의 기능을 국회 내로 이관하는 문제와 규제개혁위원회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민생관련 정부조직과의 업무연관성을 높이는 문제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의장은 "남북국회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남북국회회담을 미루지 않고 적극 추진하겠으며 의원들간의 상호방문 등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장은 "국회 내에 특별기구를 설치해 남북교류와 협력사업, 국회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17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으로 열린우리당 김덕규,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을 각각 선출키로 합의했다.

■ 盧 대통령, 제17대 국회 개원 축하 연설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 국회, 국민을 위한 국회’라는 제목으로 제17대 국회 개원 축하 연설을 했다.
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지난해 4월과 10월 제16대 국회에서 이뤄진 국정연설과 시정연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의 17대 국회개원 축하 연설 요지 전문

"국민의 국회, 국민을 위한 국회"
17대 국회야말로 진정한 `국민의 국회'라고 말하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모범적인 선거와 시민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민의에 의한 국회를 건설했다. 역사적 쾌거이다. 시민혁명이라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17대 국회는 피와 땀과 눈물의 역사 위에 출범했다. 이제는 억압과 저항으로 얼룩진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못할 뿐 아니라 권력이 국회를 들러리로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난 1년여는 모두에게 힘든 기간이었다. 그러나 시끄럽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불안과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의 토대를 쌓았다. 선거문화가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밀실공천도 사라졌다. 권력기관도 제 자리에 바로 섰다. 인사도 많이 달라져 공정성 시비, 청탁과 정실인사 얘기도 이젠 거의 나오지 않는다. 제왕적 대통령이 없어진 지도 오래 전 일로, 국회와 대통령이 대등한 관계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 정경유착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더 이상 숨길 수가 없게 됐다.

경제가 어렵다. 그러나 결코 위기는 아니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2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외환보유액도 1천6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이익률이 97년이래 최대치를 나타내고 부채비율도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졌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함께 나서고 있다. 재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고, 노사간 무분규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몇가지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지금까지 잘 관리해 왔고, 앞으로도 잘 관리해 갈 것이다. 중국 쇼크, 유가 급등, 미국 금리 인상 등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 이제는 기술과 인재가 성장동력이 되는 혁신주도형 경제로 가야하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신성장 동력의 확충, 지역균형발전의 토대를 쌓아나가고 있다. 창의와 경쟁의 효율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한 시장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경제는 좋아질 것이다. 올해 5%대를 시작으로 제 임기 동안 매년 6%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재래시장 모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근본적인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 앞으로 중소기업 대책을 경제정책의 중심에 두겠다. 재래시장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빈부격차 문제는 실업률 감소와 청년실업 해소를 통해 완화해 나가겠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이 육성되도록 대학교육을 혁신하고, 직업교육 투자도 확대해 나가겠다. 서비스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고급인력이 많은 현실에 맞춰 금융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한편으로 노동의 유연성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직의 처우를 향상시켜 해결해 가도록 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어떤 이유로도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 사교육비 문제도 현재 시행중인 경감대책을 차질없이 추진,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 나가도록 하겠다. 국민의 정부가 토대를 닦은 사회안전망을 더 내실 있게 보강해 나가겠다.

경제정책은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또박또박 해나가면 머지 않아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 경제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정확해야 한다. 위기일 때 위기가 아니라는 것도 위험하지만, 위기가 아닐 때 위기라고 하는 것도 위험하다. 과장된 위기론이야말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는 과장된 위기론을 잠재우는 것이다. 경제 위기설이 무리한 대책을 낳고, 그것이 진짜 위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반복해선 안된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언론도 책임있게 말해야 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필요한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불안을 증폭시키고 위기를 부추겨서는 안된다. 정략적인 이유로 정책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 정책은 정책 자체로 경쟁하고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대안 없는 비판에 많이 시달렸다. 경제는 경제이론에 따라 원칙대로 해나가자.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 정책으로 경쟁하자.

정치개혁, 언론개혁을 비롯한 대부분 개혁과제는 국회가 주도해서 해줘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패청산과 정부혁신은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 부패는 차근차근 실태를 조사하고 분석, 심각하고 구조적인 부패부터 청산해 나가겠다. 가지만 자르는 것이 아니라 뿌리까지 뽑겠다. 국민 여러분이 만족하고, 공무원 스스로도 일류라고 자부할 수 있을 때까지 정부를 혁신해 나가겠다. 공직자 자신이 혁신의 주체로서 변화를 주도해가도록 하겠다. 일 잘하는 정부, 신뢰받는 정부, 세계 일류정부를 반드시 만들겠다.

심원섭/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