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수도이전특위' 객관적 검증 제안.. 경제회생 및 소비심리 부양 강조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가발전 비전으로 '선진화'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4대 개혁과제 추진 의지를 밝혔으며, 이와 함께 17대 국회 최대 화두인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국회 수도이전특위'를 공식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가 선진화를 향한 17대 국회 역할과 소명'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진정한 개혁은 국가를 선진화하기 위한 개혁이어야 한다"며 국가가 처한 경제, 민생, 외교, 안보상 난맥상을 지적한 뒤 '개혁'의 방향성과 선진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 대표는 선진화를 위한 4대 개혁과제로 ▲민생을 살리는 경제개혁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복지 개혁 ▲새로운 국제질서에 부응하는 외교안보개혁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교육개혁 등을 제시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박 대표는 우선 민생경제개혁'와 관련해 현 상황을 '총체적인 `경제위기'로 규정하고 "반(反)기업정서가 투자의욕을 꺾고, 기업가를 죄인시하는 풍토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투자와 소비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정치지도자의 경제관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경제와 민생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통령의 자세전환이 필요하다"며 노 대통령의 전향적인 경제관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또 "소비와 투자를 살리기 위한 과감한 감세 정책을 제안한다"고 전제한 뒤 "중소기업. 자영업자. 종업원 등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인세와 소득세를 지속적으로 대폭 인하하고 사업규모와 이익이 일정수준 이하인 소기업. 자영업자에 대해 3년 한시의 법인세, 소득세, 세무조사 면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진작을 위해 근로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와 특별소비세를 인하하고 현재 10% 수준인 부가가치세의 인하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즉 국민과 기업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해 줌으로써 투자와 소비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대신 대형국책사업을 재검토하고, 자영업장의 소득파악을 제대로 해 감세로 인해 줄어드는 세수를 해결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래지향적 대북관계 설정
미군 재배치 문제 신중 대처

박 대표는 사회복지개혁의 방향으로는 '삶의 질 향상'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걱정과 불만의 대상인 국민연금제도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발생한 김선일씨 사건을 계기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외교안보개혁에 대해서는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파악과 외교안보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 테러방지 대비책 마련 등을 내세웠다.

또한 박 대표는 "한미동맹은 단순히 안보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미국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주한미군 감축일정과 내용을 재조정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전날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여야 지도부 함께 방북' 제안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을 표하면서 선(先) '미래지향적 대북관계'를 역설한 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바탕으로 한 통일 추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투명한 대북정책,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북미. 북일간 관계개선 지원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어 박 대표는 교육개혁과 관련,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납입금도 공립수준이지만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자립형 공립학교제'의 도입을 추진하겠다"며 "국립대학을 포함, 모든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대신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경쟁과 선택'이라는 원칙 하에 '자립형 공립학교 제도' 도입과 함께 서울대 폐지 반대, 대학평준화 반대 등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박 대표는 17대 국회 최대 화두인 행정수도 이전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말 '신행정수도 건설특별조치법' 국회통과와 관련해 "당시 제1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충분한 타당성 검토와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은 채 무조건 통과시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중하게 사과한다"면서 "이 중요한 국가대사를 두고 또 다시 당론을 번복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이 문제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한나라당은 수도이전 문제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지 않고 수도이전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 국민에게 진상을 알린 뒤 당의 공식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박 대표는 "국회가 조속한 시일내 '수도이전특위'를 구성, 그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에 착수해야 한다"고 공식 제안하면서 "이 문제에 관해 대통령과 각당 대표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표는 현안에 대해서는 행정수도 이전문제를 제외하고는 거의 언급을 피했다.
 
또 과거 야당 대표연설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과 비난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으며, 특히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치개혁이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등 반(反)부패 대책 등에 대해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대신 박 대표는 연설 모드에서 국가발전 비전으로 '선진화'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4대 개혁과제 추진 의지를 밝히는 등 국가경영능력을 부각시키는데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 해 국민이 안심하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준비된 대안세력 및 정치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원섭/ 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