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정부 '민생대책' 강력 질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與野 입장 달라 - 국회는 13일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이날 정세균, 조일현, 채수찬, 최철국, 박상돈 의원(이상 열린우리당), 이인기, 박재완, 최경환, 유승민 의원(이상 한나라당) 민주당 이상열 의원 등 10명이 질의자로 나선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현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과 국내투자 및 소비활성화 대책,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지출확대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하게 논란을 벌였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공방전은 여전했으며 아파트 분양가 원가공개 문제와 청년실업해소 및 중소기업활성화 대책 등 정부의 민생경제 대책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뒤따랐다.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여당의 반발을 '국정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국토의 균형발전 등 순기능을 적극 부각시킨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강행하려 한다고 맞섰다.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은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된 국론분열 양상은 한나라당과 기득권층의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며 "신행정수도 건설을 문제삼으려면 한나라당이 특별법 폐기안이나 수정안을 내는 게 온당한 절차이고 순리"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일현 의원은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건설에 대해 대선 당시에는 반대, 17대 총선에서는 찬성, 총선 직후는 다시 반대로 돌아서는 등 정치상황에 따라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했다"며 "야당의 당리당략적 행태가 결국 국론 분열을 야기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강원출신인 조 의원은 "당초 과천과 같은 행정도시를 상정했던 국민들이 신행정수도에 입법, 사법, 행정기관을 모두 이전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행정수도 건설 이후 서울의 위상 등에 대한 대국민 홍보 부족이 국론분열로 이어졌다"고 일부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통일에 대한 대비와 안보에 대한 문제 등을 고려해보면 신행정수도가 반드시 충청권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현재 충청권으로 제한하고 있는 특별법의 입지선정조항을 개정한 뒤 강원도와 경기북부까지 포함시켜 최적의 대상지를 다시 선정해야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세균 의원은 "신행정수도 건설이 수도권의 초과밀화 방지와 환경보전, 수도권과 지방간 균형발전을 도모함으로써 경제의 양극화 현상 완화와 장기적인 성장력 배양에 도움이 된다"고 행정수도 이전의 경제적인 효과를 부각시켰으며, 노 대통령과 같은 고향인 김해출신인 최철국 의원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신행정수도 건설에는 반대하면서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는 공공기관들은 서로 자기 지역으로 가져가겠다고 아우성이다. 이율배반적인 지자체의 행태를 향후 공공기관 이전계획 수립시 반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대통령이 5년 단임제인 우리 상황에서 수도 이전 과정에 대통령이 여러 번 바뀌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장래가 걸린 중대사이므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의견수렴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적 합의가 마련될 때까지 전면 중단돼야한다"고 맞섰다.
 
그리고 이 의원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일부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퍼부은 것과 관련 그 내용을 일일이 소개하며 "반대를 용납치 못하는 체질적 결함이 있는 것 같다"며 "독재와 독선, 국민에 대한 협박을 그만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수도이전은 가장 악랄한 형태의 지역주의이자 포퓰리즘이며 분열주의에 불과하다"며 "영. 호남뿐 아니라 충청까지 지역주의의 포로로 만든 것이 수도이전이며, 동서고금에 이런 얼빠진 초대형 토목공사에 국력을 탕진한 나라치고 잘된 나라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참여정부가 경제에 해를 끼친 대표적인 사례'로 신행정수도 이전을 들며 격한 어조로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최경환 의원은 "신행정수도 이전으로 수도권에서 55만 명이 충청권으로 이동하면, 20년간 경제성장률이 매년 1%씩 떨어져 총144조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한다"며 "수도를 이전하면 경제도 죽고 국토균형발전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도 크게 엇갈렸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당론으로 채택한 한나라당은 정부의 '원가연동제' 방침에 대해 "시장경제원칙과 동떨어진 낡은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정책 전환을 촉구한 반면, 당정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정부의 '원가연동제'와 총선 공약인 '원가공개'의 절충안을 모색중인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언급을 피하거나 '소신'을 피력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한나라당 공격수로 나선 박재완 의원은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상암지구 7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한 데 이어 대전, 광주, 광주, 전북, 부산 등 지자체들이 앞다퉈 분양원가를 공개키로 했는데, 중앙정부가 오히려 솔선수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면서 "지난 2월 장관은 주요업무보고에서 3월말까지 택지공급가를 공개할 것이라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강동석 건교부장관을 몰아세웠다.

같은 당 최경환 의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찬성하고 있는데 분양원가를 공개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추궁한 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토지강제수용권 및 택지 개발독점권 등을 지적하면서 "주공이 집장사를 하고, 토공이 땅 장사를 해야 한다는 논리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반해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은 "쌀 한말, 컴퓨터 한 대를 사면서 그 원가를 공개하라고 하진 않는다"면서 "아파트 가격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고 '원가공개' 반대론을 펴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답변에 나선 강 장관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분양원가 공개의 목적은 분양가 인하에 있는데 원가공개가 곧바로 분양가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뒤 "이에 정부는 과거 10년간 시행한 경험이 있는 '표준원가를 통한 분양가 상한제'를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원가연동제 추진 배경을 설명과 더불어 "현재보다 20%가량 분양가를 내릴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심원섭/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