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병희>

與, 냉전 분단시대 끝나고 '데탕트' 시대.. 野,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있어야 될 법 -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찬반 논란이 한층 가속화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폐지 결정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점차 강행기류가 형성되고 있는데 반해 한나라당은 법안폐지 반대 입장을 거듭 고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9일 정책의원 총회에서 "냉전 분단시대로부터 데탕트 시대로 넘어 가는 과정인 만큼 국가보안법은 청산돼야 할 법"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열린당은 민주당과 민노동당 등 같은 입장을 가지거나,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있는 당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국보법폐지를 추진하는 한편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보법 폐지의 주요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폐지를 위해 그동안 공안기관 종사자들(법무부,검찰,국정원,기무사,경찰청 등)의 견해를 모아 왔고, 앞으로도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을 만나 국보법의 개폐 필요성에 대해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부영 열린당 의장은 이 문제의 논의를 위해 천정배 원내대표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방침 것이라고 말해했다.

이 의장의 이같은 대통령 면담 방침은 그동안 당내에서 정해진 여론을 노 대통령에게 공식 전달하고 청와대 차원의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의미로 분석돼 노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주목된다.

열린당의 국보법 폐지에 따른 당론채택에 맞서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특별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은 정쟁의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정체성과 안위에 직결된 문제"임을 거듭 강조, 기존의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정치권이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과 '과거사' 정리문제로 정치권이 커다란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남북한간에 군사적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체제의 근본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는데 조금의 빈틈이 허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보법 폐지와 과거사 문제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여러분께 위로는 드리지 못하고 실망을 안겨드려서 송구스럽다"면서 "한나라당은 그동안 정쟁을 지양하고, 오직 국민의 민생을 위해 노력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책임있는 정당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체제가 정착되어서 국가보안법이 필요없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도 남북한간에 군사적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안전벨트와 같은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박 대표는 특히 과거에 국가보안법 집행과정에서 일부 '인권침해'의 사례가 있었던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을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개정'하는데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 노무현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과 관련, 박 대표는 "국가보위와 체제 수호의 최후 책임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한민국 체제의 무장해제를 강요하고, 대한민국을 엄청난 이념갈등과 국론분열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과연 누구를 위해서, 무엇 때문에 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국가보안법 폐지발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박 대표는 "현 정부가 국보법 폐지를 위해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끝까지 폐지를 강행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 여야의 국보법 폐지 논란은 또다른 대립국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