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회의 대정부 질문 무산되는 등 '뇌사국회'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그 심각성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대정부 질문 6일째를 맞은 국회는 이해찬 총리의 발언 파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협상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2일 청와대를 항의 방문, 이번 사태를 유발한 이 총리의 파면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 사태는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에 전달한 서한에서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국정을 논할 수 없다"면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해 이 총리는 파면돼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이처럼 심각해지자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국회운영 정상화 등을 위해 이해찬 총리의 사과표명을 추진하는 방향이 거론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원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여당은 이해찬 총리의 적절하지 못한 발언 등 국회파행의 책임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국민 사과를 표명함으로써 국회정상화에 적극적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열린당 지도부는 국회정상화를 위해 야3당은 물론 한나라당과 대화 타협 등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색깔론 등 근거없는 정치공세와 의사일정 보이콧으로 국회 파행을 가져온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국회를 정상화에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이해찬 총리 발언에 대한 여야의 충돌과 국회운영 마비는 열린당과 한나라당 모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여야의 대립은 각 당의 당리당략과 맞물려 있는 상황이어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4대개혁입법 문제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이해찬 총리의 발언은 정부와 여당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큰 호재를 만난 셈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때아닌 총리 발언으로 계획대로 잘 진행돼 가던 4대개혁입법에 족쇄를 차게 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일 이쯤에서 이해찬 총리가 사과표명을 한다면 열린우리당은 현재의 곤혹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평소 이 총리의 성격으로 봐서  스스로 한나라당에 사과표명을 한다는 것은 거의 기대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열린당은 4대개혁입법 추진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의 전략에 끌려다니는 모양세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4대개혁입법 저지 등 소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이번 사태로 인한 양당은 희비는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한편 한나라당 이해찬 총리에 대한 해임결의안 제출 추진과 함께 3일부터는 전국 시도지부와 시국토론회를 가질 계획으로 있어 이번 이해찬 총리 발언파문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