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위원장, 진실 촉구 서명 강행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6년 총선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던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에게 안기부 자금 940억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주장을 정인봉 변호사가 밝힌 뒤 한나라당과 YS,강 의원측간에 서로 물고 물리는 설전이 벌어져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발언 후 14일 처음 공식 행사에 나온 YS가 구 통일민주당 지구당 위원장 모임인 민주동지회 신년회에 참석,“나는 말 안 한다. 한 번 얘기 안 한다면 절대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강 의원의 한 측근은 “결국 YS가 시인한 것 아니냐”며 “자기 자식(강 의원 지칭)은 죽이기 싫고, 본인도 책임지기 싫으니까 말을 하지 않겠다는 것”아니냐며 몰아붙였다.

YS와 강 의원의 대리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과 정인봉 변호사는 각각 다른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정 변호사는 “강 의원으로부터 총선 당시 문제의 돈을 전달한 사람은 김 전 대통령이라는 확실한 진술을 얻었다”며 “YS의 법정 증언을 대체할 강도의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16일 변호인들이 모임을 갖고 (공개 여부를) 말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정 변호사가 강 의원으로부터 정확하게 얘기를 들었다면 언제 얼마를 줬는지가 나와야 하는데 소설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 신뢰성이나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강 의원에게 진실을 촉구하는 당 소속 의원들의 서명 작업에 착수한 지 하루 만인 14일 당 간부들간에 이견이 표출됐다. 지도부는 긴급회의를 갖고 전날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서명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성명서가 나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했고, 홍사덕 원내총무도 동의를 표시했다. 최병렬 대표는 아예 서명 작업에 재가를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홍 위원장은 서명을 계속 받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YS와의 관계 때문에 서명하기 곤란한 사람은 안 하면 된다”며 강행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