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부정하는 총리와는 국정 논의 안 할 것.. 4대 개혁입법 또 다른 불씨 될 듯 - 지난 18일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의 일부 보수언론 비판에 이어 불거진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을 향한 비판성 발언은 이제 국회 시정연설 거부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25일 예정된 이해찬 총리의 시정연설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과 함께 반쪽짜리 시정연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나라당은 24일 이해찬 총리가 유럽 순방 중 한나라당을 포함해 일부 언론에 쏟아낸 망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이 총리의 시정연설 청취를 거부할 뜻을 밝혔다.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야당을 국정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총리의 시정연설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시정연설 참석은 이 총리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이해찬 총리는 25일 예정된 국회 시정연설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과 정부와의 신경전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현재 정부측 분위기로 봐서는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이 총리의 사과는 실현 불가능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국회 시정연설 불참이라는 극단적 행동을 취할 것으로 보여 이번 사태는 또 다른 정치적 대립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해찬 총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강경방침은 최근 청와대와 이 총리, 열린우리당까지 합세한 일부 신문 비판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그 보다는 정기국회에서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감정표출이라는 지적이 더 우세하다.

따라서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시정연설을 강행하고 한나라당이 여기에 불참하는 사태가 빚어질 경우 정부와 여당, 한나라당 사이의 감정은 더욱 노골화 돼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정면 대치현상은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