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4월 전당대회까지 당내 '여론결속' 최대 관건.. 일부 黨員, '책임전가'식 당 비판도 자제해야 - 4대 개혁입법으로 정체현상을 빚어오던 국회가 새해예산안과 이라크파병동의안 처리 등 일부 법안에 대한 처리를 끝냈지만, '국가보안법' 존폐 등의 문제로 인한 갈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4대 개혁입법 추진과 관련,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등 주요개혁법안 처리를 완수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따라 열린당은 새해 벽두부터 당내 조직구도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 원내대표가 오는 4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를 선언하게 되자 열린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새로운 원내대표체제 갖추기에 전력을 쏟겠다는 분위기다.

열린당은 그동안 이부영 당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의 '투톱'체제를 유지하면서 4대개혁입법 연내 마무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입법추진 과정에서 한나라당과의 의견대립으로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면서 '국보법폐지' 등 주요개혁법안 처리를 다음국회로 미루는 결과가 도출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보법폐지' 등을 가장 선두에 나서 추진해 오던 천정배 원내대표는 그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물러나 '백의종군'할 것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고, 천 대표의 사퇴선언은 앞으로 이부영 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당대회가 아직 4개월이나 남은 이 시점에서 당내 최고 지도부들의 구도변화와 결속력 와해는 자칫 '국보법폐지'는 물론 당내 여론까지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열린당은 새해 벽두부터 적지 않은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편 열린당 지도부는 지난 연말 안에 4대개혁입법 처리를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는 기세로 몰아 붙였지만, 일부 법안 처리는 야당과의 합의에 따라 다음국회로 미뤄지면서 그에 대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다.

또 12월에 이뤄진 여야의 4자 대표회동에 대해서는 열린당 내 여러 가지 의견들이 분분하면서 당내 여론충돌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 열린당의 경우 기존의 정당개념과는 달리 일반 평당원이 당 지도부에 노골적 압력을 행사하는 체제가 유지, 당내 여론을 '편향적'으로 몰고가는 경향도 없지 않아 당 지도부 에서는 법안의 입법과 처리과정에서 평당원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사례들도 종종 빚어지고 있다.

이번 천정배 원내대표의 사퇴선언 역시 열린당이 당초 4대개혁입법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겼던 '국보법폐지'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응분의 책임성 사퇴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는 일부 과격파 당원들의 '비판을 위한 비판성'목소리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