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네티즌의 여론광장

한나라당의 잇따른 중도표방에 대해, 보수주의 이론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보수주의라는 가치실현을 위한 `보수`정당으로서의 사명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불변의 가치 내지 핵심적 가치(core value)를 신봉하며 이를 수호, 창달하려는 보수주의 이념’이 결핍, 이러한 가치를 이루기 위해 국민을 설득해가는 것이 아니라 친여방송 등이 오도(誤導)시킨 여론에 편승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일연구원 홍관희 박사(정치학)는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진리를 추구하고, 진리를 수호하는 보수주의 이념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며 “한나라당은 진리냐 아니냐, 선이냐 악이냐를 분별, 진리와 선의 편에 서려는 확고한 태도를 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립, 중간, 중도에 서려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공산주의와 김정일 독재정권 및 남한 내 친북(親北)*종북(從北)세력에 대한 한나라당 중도노선의 태도는 그 실례이다.

당내 대표적 중도론자인 임태희 의원은 지난 20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중도로 가야하는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올해 49세로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세대에 속하는 나조차 직접 전쟁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이유 등으로 인해 ‘반공’‘빨갱이’ 등의 단어나 개념을 접하면 무슨 케케묵은 소리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국가보안법의 대폭 개정을 주저하는 박근혜 대표의 판단에는 문제가 있다.”
그는 또 “지금 북한의 김정일 체제는 시한부라는 분석이 객관적이고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지금도 북과 이념경쟁이나 체제경쟁을 한다는 식의 사고는 ‘우향우’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오와 기만의 사상인 공산주의는 진리에 반하므로 대적(對敵)한다’는 보수주의의 일반론과 차이나는 소위 중도노선의 이념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도는 사회좌경화 될수록 점점 좌경화

보수주의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 양극(兩極)을 절충, 중간*중립지대에 서려는 중도노선은 결국 국가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할지 방향성 자체가 없다는 본질을 갖는다.
따라서 사회가 좌경화 특히 우리 사회 좌파와 같이 친북화(親北化), 반미화(反美化)될 경우 중도노선 역시 필연적으로 좌경화될 수밖에 없다.

나라정책원 원장 김광동 박사는 “중도노선은 언제나 극단적 이념노선을 추구하는 세력을 따라가는 무기력성을 띠게 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3(극좌)에서 +3(극우)까지 있을 경우 그 중간인 0에 서는 것을 중도라 한다면, 사회가 -5로 더욱 좌경화될 경우 중도는 다시 좌측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친북반미 등 급격히 좌경화되는 현실에서 한나라당이 중도에 서겠다는 것은 결국 보수주의 정당으로서 국가의 이념적 정통성이나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좌경화되는 현실에 편승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중도, 열광적 지지기반 확보한 열우당에 필패전략

한나라당의 중도노선이 갖는 또 다른 취약점은 ‘2007년 집권을 위해 표밭인 중도로 간다’는 명분에도 불구, 집권 자체가 어렵다는 선거전략 차원에 있다.

북한민주화포럼 이동복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의 중도보수론자 내지 양비론자들은 국민의 이념적 성향을 소위 진보 3할, 중도 4할, 보수3할로 나눈 뒤 보수우익세력의 지지를 당연시하거나 심지어 이들을 기피하면서 중도 4할의 지지를 끌어오기 위해 열린우리당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펴지만, 이는 필패(必敗)의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이미 진보 3할의 표밭을 확실히 할 뿐 아니라 열광적 지지기반으로 평정해 놓은 바탕 위에서 중도 4할의 표밭을 공략하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소위 보수 3할이 한나라당을 불신하고 심지어 그 같은 불신 때문에 대안(代案)의 필요성마저 거론되는 상황 속에서 중도 4할을 열린우리당과 다투겠다고 한다”며 한나라당의 소위 ‘중도’집권전략의 근본적 취약성을 지적했다.

“중도표 구하기 전에 보수우파 강화 선행돼야”

좌파정당이건 우파정당이건, 기존 지지세력을 강화시키며 또는 강화시킨 후 중도성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 있는 선거 전략으로 통용된다.
즉 평상시 각종 모임, 집회, 교육 등을 통해 지지세력을 결집시킨 후, 선거시 이들 열광적 지지세력과 함께 여론을 형성하며 중도성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가설이다.
마찬가지로 이 가설은 평상시 지지세력 결집을 소홀히 한 채 여론에 편승하는 데 급급했을 경우, 선거 시 결집된 반대파의 ‘중도’공략경쟁에서 승리키 어렵다는 함의(含意)를 담고 있다.

김광동 박사는 “좌파세력은 평상시 극좌(極左)로 치달을 정도로 지지세력을 강화시켜 오다 선거 때가 되면 보수층까지 끌어안는 듯한 ‘강화 후 확대전략’을 취해 대선과 총선에 승리해왔다”며 “한나라당이 자신의 지지세력을 강화시키는 노력을 방기한 채, 중도노선을 취하겠다는 것은 선거전략 차원에서 승산이 낮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보수, 우파세력을 자신들의 지지세력으로 만들기 위해 드는 힘이 1이라면, 중도지대 국민들을 지지세력으로 만들기 위해선 5의 힘이, 또 친북좌익세력을 지지세력으로 만들기 위해선 10의 힘이 필요하다”며 “보수, 우파세력을 지지세력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중도지대에 표를 구걸하는 형태로 나가다간 선거 때 이미 결집, 강화된 친북좌파세력에게 또 다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지세력 외면했던 이회창 후보 대선 패배

이념적 원칙을 지키며 지지세력을 강화시켜야 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는 가설의 반례(反例)는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패배분석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김광동 박사가 지적하는 ‘강화 후 확대전략’의 예는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패배분석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당시 이회창 후보는 스스로 보수로 비치기를 꺼려하여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고 했고, 상대 후보도 하지 않은 의정부 여중생 빈소조문까지 했다.

그러나 이념적으로 결집된 친북좌파의 선전공세 앞에서 이 후보의 여중생 빈소조문은 득표로 연결돼지 못했고 오히려 한미동맹을 염려하는 듯한 당시 노무현 후보의 태도는 보수우파세력의 표를 이탈시키는 효과만 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2002년 11월6일 재향군인회에서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후보를 초청한 안보강연회에서도 이회창 후보는 삼우제(三虞祭) 때문에 참석치 않았고, 노무현 후보는 확고한(?) 안보관과 함께 군인연금제도개선, 예비역 생활안정대책 등을 쏟아냈었다.
당시 강연회에 참석했던 향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철저한 반공의식을 가지고 있던 원로 참전용사들조차 강연회에 불참한 이 후보를 비판하는 반면 노 후보의 안보의식에 지지와 공감을 표시하며 마음이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한다.
당시 대선 결과는 지지세력을 강화시킨 후 보수우파를 공략했던 ‘노무현’과 지지세력과 단절한 채 친북좌파 세력에까지 표를 구걸했던 ‘이회창’간 선거전략의 승부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이 때문이다.

이동복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은 보수우익세력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망정 이들과 단절, 이념적으로 무장된 친북좌파의 선동이 난무하는 중도지대에서 산업화과정에서 발생한 2할의 과(過)를 사과하기에 급급하다”며 “한나라당은 지금 상처받고 좌절감에 빠져 분노하면서도 구심점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고 있는 이 나라 보수우익세력에 신뢰감을 심어주고 그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의 서사시를 지켜내기 위한 성전(聖戰)에 뛰어나오도록 하는 것 이상의 확실한 전승(戰勝)전략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잇따른‘중도’표방
박세일 정책위장 등 ‘한나라당의 지향은 중도’주장
맹형규 “수구, 극우파들 대선승리 걸림돌, 자제”주문

한나라당이 올 초 당직개편 이후 소위 ‘중도’노선을 표방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 내정된 박세일 의원은 일찍부터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향으로 ‘중도보수’를 선언한 바 있는데다, 당 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푸른모임, 국민생각 등도 ‘중도’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생각은 17일 제주도에서 합숙토론회를 갖고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설정하며 이런 성향의 세력들이 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맹형규 의원은 “수구, 극우파들도 나름대로 애국심을 갖고 있지만 대선승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도 쪽에 있는 사람을 흡수하려면 이 분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소장파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이하 수요모임) 대표주자격인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정기국회에서 개인적으로나 당으로나 그렇지 못했는데 좀 더 힘을 내서 당의 개혁적 중도보수화에 몸을 싣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작년 연말 4대입법 협상과정에서 박대표와 이견을 드러낸 김덕룡 원내대표는 16일 남경필 의원 등과 함께 아프리카 방문을 마친 후 귀국 일성으로 “한나라당은 개혁적 중도보수로 나가야 한다”고 말해 수요모임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박 대표 2기 체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나라당이 가야 할 개혁적 중도보수라는 큰 흐름을 잘 이뤄낼 수 있는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인선”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직개편으로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김무성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하면 정권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당 내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며 “박 대표도 지금처럼 보수 이미지로는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말해 당 내 중도노선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미래한국신문 김성욱 기자
배성관 기자 200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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