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개정 사학법을 공포할 경우 현 당내 사학법무효투쟁기구를 시민단체 및 종교단체와 연대한 ‘반(反) 노무현 투쟁기구’로 성격을 전환키로 했다.

이와함께 내년 초까지 전국적인 장외투쟁을 계속할 방침이어서 여야 대치정국이 장기화 돼, 내년 5월31일 지방선거때까지 정국정상화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쪽 국회’를 사실상 강행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들러리식’등원은 하지 않겠다며 장외투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28일 내년초까지 전국 순회집회 일정을 잡고 대여 강경투쟁의 폭과 수위를 한차원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연내 국회정상화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내년 2월 임시국회 개의마저 불투명해짐에 따라 비정규직법안을 비롯한 각종 민생법안 처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가진 뒤 “28일 대전 장외집회로 1단계 투쟁을 마무리짓고 이후 시민단체·종교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반 노무현 투쟁기구’를 발족시켜 수도권 대규모 장외집회 및 전국 중소도시에서 2월18일까지 시국강연회를 열기로 했다”고 김재원 기획위원장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반 노무현 세력을 총결집시켜나가기로 했다”고 말해 사실상 노무현정권 퇴진운동 방침을 밝혔다.

이규택 사학법무효화투쟁본부장은 “내년초까지 경기, 충청, 경남, 전남, 전북, 강원 등의 장외집회 일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사학법 무효화도 중요하지만 국민속에서 투쟁하고 홍보하는 활동도 필요하다”고 말해 시국강연회가 이같은 성격을 띨 것임을 드러냈다.

이날 박형준·김명주 의원 등 소장파 등을 중심으로 ‘원내·원외 병행투쟁론’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강경투쟁 기조 방침을 천명한 지도부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거부한 채 5번째 장외집회인 대전집회를 강행했다.

앞서 박근혜 대표는 전날 열린 대구 집회에서 “나라가 망해가는데 이를 막지못하면 야당이 무슨 소용있느냐”면서 “내가 걸림돌이 된다면 차라리 나를 정권이 끝날 때까지 구속하라”고 투쟁의지를 높여갔다.

열린우리당은 28∼30일 본회의를 열어 지방교부세법 개정안 등 지난 9일 사학법 파동 당시 처리되지 못했던 25개 안건을 비롯, 부동산관계법과 예산안 등의 처리를 강행할 예정이다.

김부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서 부동산법안 등에 대한 심의가 지연된다면 국회의장에게 심사기일 지정을 요청해 직권상정해 처리토록 할 것”이라며 “오는 30일에는 야3당의 협조 속에 새해 예산안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