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7일 지난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을 요구한데 대해 청와대와 열린 우리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은 지금은 적절치 않지만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검토할 수 있다며 한나라당과의 특검공조 여지를 남기는 등 정치권의 시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지난해 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의 도입은 반드시 정치권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검찰의 SK 비자금 수사에 대한 물타기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은 이날 "특검의 대상이나 기간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특검법안을 제출한다면 국면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특검을 앞으로의 정치 일정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느 기간동안 실시할 것인 지에 대한 정치권의 명확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려는 것은 자신들의 불법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를 피하려는 잔꾀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운영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수사를 가로막으려는 검찰 협박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특검을 주장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해 대선자금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나라당이 "SK로부터 백억원을 받은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전체 대기업들을 상대로 모금한 액수가 천억원이 될지 2천억원이 될 지 모른다"며 검찰에 대해 철저 수사를 촉구했다.

그동안 특검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온 민주당은 한마디로 지금은 특검 논의자체가 부적절하지만 앞으로 검찰수사가 미진하면 그때 가서 특검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천 대표는 "지금 검찰이 수사중인 상황에서 특검을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최도술 씨 등 대통령 측근 비리사건과 노 대통령 대선자금 그리고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한 철저한 검찰수사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이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검찰을 겁주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선 검찰 공정수사 후 특검 도입을 주장해 검찰 수사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될 경우 민주당도 특검 도입에 가세해 특검 공조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