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통해 대선자금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한나라당은 전면적인 특검 도입을, 민주당은 대통령 스스로의 고백을 촉구하며 반발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정치권의 일대 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자금에 대한 특검 도입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데 대해 현재의 검찰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칼을 대지 못하고 야당의 불법 대선자금에 대해서만 편파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적인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들의 비리 의혹을 단지 풍문으로 치부하고, 특검법안을 구체적으로 다듬어 달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측근 비리를 덮기 위한 본질 흐리기라며 풍문인지 아니면 사실인지는 특검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여야가 합의해 특검법을 통과시킨 뒤 청와대로 보내면 그때 가서 노 대통령이 수용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데도 대통령이 먼저 특검법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모 규명 발언에 대해 스스로 대선자금 모금내역과 사용내역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대선자금 비리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큰집과 작은집 관계라며 두 당이 동시에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혀야한다"면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빼내간 영수증과 대선경리장부를 즉각 반환하도록 지시해야하며, 그렇지 않고 검찰수사에 대해 협조를 말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한 대통령이 측근비리에 대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이러저러한 단서를 단 것은 검찰수사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 발언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언급은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를 통해 정치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하고 대통령 스스로 측근문제에 대한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한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면 공개 발언에 대해 각 정당은 제각기 다른 의미해석을 내놓으면서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따라 검찰의 수사가 현재의 기조대로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정치권의 일대 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