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이 앞다퉈 정치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5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은 박관용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돈 많이 드는 지구당제도를 올해 안에 완전폐지하고 내년 총선부터는 완전선거공영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4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5일 한자리에 모여 고비용 정치구조를 바꾸기로 뜻을 모으고 이른바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지구당제도를 연내에 완전히 폐지하기로 합의한 것은 민주당이 총선이후부터 시작하기를 주장하던 그동안 주장을 철회하고 동의함으로서 전격 합의를 보았다.

또 모든 지구당에 상근당직자를 포함해 모든 조직을 없애고 내년 총선부터 완전선거공영제를 실시하기로 하는데도 합의했다.

정치권의 이같은 선거공영제 도입과 관련 박관용 국회의장은 "국회의원 후보자는 단 한푼도 안내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은 처벌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완전공영제의 출발점이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4당은 오는 12일까지 각계인사 11명이 참여하는 범 국민정치개혁협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하는 한편 중앙당을 축소하고 중앙당에 설치된 기자실을 폐지, 국회 기자실을 활용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정수가 확정되지 않은데다 각 당 사이에 의견이 달라 국회 정치개혁 특위에서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박관용 의장은 또 재신임 국민투표와 관련, "위헌요소가 있다"며 국회 이름으로 노 대통령에게 철회를 요구하자고 제의했지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