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연일 상대 당을 비난하고 나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과연 두 당이 같은 당을 한 과거의 한 식구였는지 조차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이 "92년 말 대선 때 각 정당이 1조원 가까운 돈을 썼는데, 민주당은 500억원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당시 민주당이 선거를 몹시 어렵게 치렀다"면서 “92년 4월 총선 전에 전국구 의석 9개를 30억원씩에 팔았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또 당시 김대중 총재가 어려운 야당의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4월에 치러진 14대 총선때 일부 전국구 의석에 대해 공천헌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도와준다는 사람이 너무 없어 남은 2억3000만원을 당에 돌려줬고, DJ는 '선거 치르고 돈을 돌려주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3000만원의 회식비를 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민주당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빈손으로 들어와 권노갑한테 빌붙어 당 지원으로 당선된 게 누구냐"며 공세를 높였다.

분을 이기지 못한 정균환 총무는 "그런 사람은 정치를 그만둬야 해. 머리는 좋지만 마음이 없어"라는 등 극언을 서슴치 않았다.

유종필 대변인은 "국회의원 4선, 교육부 장관, 집권당 정책위 의장 세 번 등 DJ의 최대 수혜자가 DJ를 물고 들어가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또 "DJ가 국민의 양해를 구하고 받은 일부 전국구 헌금은 30억원 같은 거액이 아니었다"고 맹공 했다.

이와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 측도 "적절치 못한 황당한 발언"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측은 또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정치권이 불법 대선자금 조성으로 여론의 심판대에 올라있는 이 시점에서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또 하나의 핵폭탄을 정치권 중심으로 던지를 결과를 가져와 그 파문은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이기창 기자 daebbang@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