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수사와 썬앤문 사건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점점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동안 수세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11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썬앤문 그룹 자금 1억원 수수 사실을 집중 성토하고 나섰고,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은 허가 낸 도둑 당"이라고 몰아붙였다. 또'민주당은 두 당을 싸잡아 '부패 경쟁 당'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기업들이 한나라당에만 돈을 주고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안 줬겠느냐"며 화살을 돌렸고, 이재오 총장도 "대선 패자에게 '차 떼기'로 줬다면 승자에겐 밭떼기로 줬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박진 대변인도 "이광재 전 실장이 그간 수뢰의혹을 부인한 것은 불법 대선자금 비리를 숨기기 위한 국민기만 행위"라고 맹 비난했다. 그는 "이 전 실장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총질하지 말라'며 국회에서 악어의 눈물까지 흘렸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우리당은 "현재 드러난 한나라당 대선자금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공세를 계속했다. 이해찬 의원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2,000억원 정도를 쓰는 것 같았다"고 한 발 더나갔다.

한나라당의 대선 자금 모금 과정에서의 범죄 행각은 엽기적이다. 특검으로 검찰 수사를 막아보려는 최근의 무책임한 반응은 제정신이 아니다. 종합적으로 진단한 결과, 광우병 중증이다.

한나라당이 우리나라를 벼랑 끝으로 더욱 몰고 가기 전에, 광우병 내성 소가 효능을 발휘하기를 절박한 심정으로 기대한다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광우병 치료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광재 전 실장 사건은 정권 도덕성이 붕괴했다는 증거"라고 우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조순형 대표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문병욱 썬앤문 회장을 개인비리로 처리하는 등 측근비리 수사가 엄정하지 못하다"고 검찰과 여권을 몰아세웠다. 김성순 대변인은 "이 전 실장이 1억원을 건넨 인사가 누군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석고 대죄"를 요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기업을 직접 협박한 것은 정당해산사유에 해당된다"면서 "시민 단체들이 나서 법원에 소송하라"고 부추겼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