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노골적 선거개입 논란이 연초부터 정치권의 정쟁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7명을 만나 입당문제를 논의하던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범위를 중앙선관위에 물어보겠다"고 한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야당은 "대통령의 자질까지 의심케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킬 의지가 전혀 없음이 확인됐다"면서  4월 총선에서 대통령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서 적극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선거개입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이 입으로는 '정치개혁 원년'을 외치면서 행동으로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의  선거개입 원년'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특정정파의 수장정도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대통령께서 그런 행동 그런 언행을 공개적으로 하면 우리는 즉각 공개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김영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새해 들어서도 국민을 놀라게 하고 눈앞이 캄캄해지도록 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동안 선거혁명을 주장해왔던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선거대책본부장임을 자임한 것과 같다며, 올해도 노무현 대통령이 시끄러우면 국민들 역시 조용히 가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민련은 노 대통령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유운영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 나라 최고의 공직자로서 선거에서 엄정한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야함은 헌법에 규정되어있는데 그 자체를 모른다는 것은 "무지의 소치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법을 무시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만일 노 대통령이 다음 총선에서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으로 하여금 다수의석을 확보토록 하기 위해 위헌적 행태를 자행하여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엄청난 불행을 자초할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당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이 몇몇 의원과 사석에서 나눈 개인적 발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고, 청와대는 '공명선거'에 대한 대통령의 협조한계를 물어보겠다는 취지라며 야당의 반발을 일축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