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등 정치권, 지역감정 조장 비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5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호감을 가진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세력”이라고 강도 높은 색깔론을 제기했다. 이에따라 청와대를 포함한 정치권이 홍 총무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이날 홍 총무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놀라지 말라”고 전제한 뒤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있는 제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전체 국민 가운데 10%가 김정일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고, 10%는 호감도 악감도 아닌 싫을 것도 좋을 것도 없는 그저 그런 태도를 갖고 있다”며 “둘을 합하면 20%이고, 그 20%가 확고한 노 대통령 지지세력”이라고 주장했다.

홍 총무는 또 “한나라당이 민주와 자유를 발판으로 삼아 이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고 반도 통일을 이룰 중심 세력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이상스런 20%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당과 당원은 대동을 취하고 ,소이를 버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총무의 ‘20%’ 발언은 여론조사 기관의 선후배로부터 들은 얘기라는 게 근거의 전부이며, 김정일 호감 세력과 노 대통령 지지 세력을 연결시킬 수 있는 이렇다 할 논리가 없어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선거가 임박할 때마다 나오는 구시대적 색깔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고, 열린우리당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그렇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한나라당 무기는 용도폐기된, 1940년대의 기름만 먹는 항공모함 같은 색깔 공세와 지역감정뿐”이라고 반격했다.

민주당도 홍 총무의 색깔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유종필 대변인은 “도대체 국민을 어떻게 보고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들고 나오느냐”며 “한나라당의 수구적 정체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맹 비난했다.

이에 반해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국민의 80% 이상이 우려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홍 총무의 이같은 발언을 두둔하고 나섰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