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불법대선자금' 수사 파급 클 듯
신.구세력의 세대 물갈이론이 화두가 되고 있는 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앞으로 꼭 백일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나 정치권은 공천갈등과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등 점점 더 혼란의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미 지난 해 10월 18일 선거와 관련한 기부행위가 제한시켰고, 다음달 15일까지 총선에 나갈 단체장들이나 공무원은 사직을 해야하며 3월 20일까지는 선거비용 제한액 등 총선에 대비한 부대적인 준비과정을 마무리해 놓은 상태다.

또 3월 24일부터 28일까지는 부재자 신고가 이뤄지고, 3월 30일과 31일 이틀동안 총선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지면서 정치권은 본격 유세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을 시작 총선 기선잡기를 위한 정치적 공방을 강화하고 나섰다. 여야 rkre장 예비 출마자들은 이미 총선에 나서기 위한 1차 관문인 당내 공천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 주류-비주류간 갈등이 본격적인 세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비주류 대표격인 서청원 전 대표측근들은 당내 공천심사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최병렬 대표가 이를 무시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 전 대표 측은 현역의원 50명을 포함해 적어도 150여명을 회의에 불러모을 수 있다면서 최 대표를 겨냥한 반대 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병렬 대표 측은 상당수 당 중진과 소장파들이 분당 반대와 당 개혁 원칙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석회의 독자추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연석회의가 열린다 할지라도 참석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공천을 둘러싼 최병렬 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간의 세력 다툼이 불거지는 가운데 한나라당 중진들과 소장파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도 잇따르면서 공천 물갈이론이 상당한 힘을 얻어가고 있다.

경남 창원출신의 5선 의원인 김종하 의원은 "유능한 후진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6일 불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수도권 소장파인 오세훈 의원도 이날 "정치개혁을 위해 기득권을 버리기로 결심했다"며 총선에 나가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경남의 한 의원은 "앞으로 경남에서 또 다른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불출마 할 경남도내 의원이 상당수에 이를 것을 시사했다.

민주당 역시 호남 물갈이론으로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김영환 상임중앙위원 등 당내 소장파들의 호남물갈이론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당내 분란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그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호남 중진들이 자발적으로 지역구를 수도권으로 옮기거나 전국구 후 순위에 배치돼 전체 선거를 지원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도 변화하고 있는데 민주당만 개혁의 흐름에서 소외될 경우 이번 총선에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물갈이론의 중심에 서있는 대상자들은 '해당행위'라며 반박하면서 인적,세대교체는 필요하지만 호남 의원들만 거론되는 점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호남 중진의원들의 경우 지구당 위원장직을 버리고 100% 순수한 국민들로 구성된 경선을 통해 지역에서 재신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소장파대 중진, 수도권대 호남 세력간의 공천을 둘러싼 기세싸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열린우리당은 오는 11일 새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순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열린당은 민주당과의 분당에 따른 지역적 분위기를 감안한 탓인지 후보들은 제주나 부산 경남에서와는 달리 개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보다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호남 민심을 움직이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한 열린당은 오는 9일에는 각 지구당별 총선 후보 경선 출마자들의 자격을 심의할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해 본격적인 공천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일부 공천심사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혀 열린당 내부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각 언론 기관이 실시한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의 상대적인 우세속에 민주당과 열린당이 뒤를 쫓는 일대 혼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16대 총선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영남권이 최근에는 열린당의 추격전이 거세지면서 다소 흔들리는 분위기 속에 틈새를 노린 무소속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번 17대 총선은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측근비리 특검수사 결과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할 경우 그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정치개혁과 물갈이 바람을 등에 업은 시민단체들의 당선,낙선 운동이 현역의원과 기존 정당들을 크게 위협하면서 선거 판도는 예전과 달리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