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개시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과 문병욱(구속) 썬앤문 그룹 회장간의 이상한 관계가 점점 의심스러운 관계로 증폭되고 있다.

구속중인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02년 2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노무현 후보의 요청으로 5000만원을 당시 노 후보측에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8일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요동을 쳤다. 야당은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29일 측근비리 수사결과 발표에서 ‘2002년 2월 썬앤문 그룹으로부터 노 캠프에 넘어간 합법자금 5000만원’이라고 밝힌 경선 자금을 노 대통령이 직접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에 대한 도덕성에 다시 의문이 증폭되자 “특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면서도 배경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측은 일단 지난해 12월 29일 검찰 수사 결과 발표 당시 구두로 발표됐던 내용이 다시 논란이 된 데 대해선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견지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적법하게 영수증 처리가 된 부분이어서 당시 언론도 기사화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을 다시 문제삼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이 당시 먼저 문 회장에게 후원금을 요청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씨가 지난해 12월 7일 유세차 경남 김해를 방문한 노 후보와 만나 3000만원을 전달할 때 돈을 받은 사람이 누구였는지도 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여택수 수행비서가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혔으나, 그 자리에 동석했던 김성래(구속) 전 썬앤문부회장은 노 후보가 직접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8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부탁한다”면서 “5대 그룹 수사를 통해 이회창 후보는 502억원을 받았다고 밝혀낸 검찰이 저쪽(노 후보측)은 한푼도 밝혀내지 못한 것을 검찰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표는“대통령, 법무부, 검찰이 너무 불공정하게 가고 있는데 그만 하길 바란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당 대표로서 결심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썬앤문 게이트의 몸통임이 확연히 드러났다며 김진흥 특검은 노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노 대통령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에게 직접 자금 제공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검찰이 이를 공개하지 않는 등 축소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장전형 수석부대변인도 “노 대통령이 측근 비리 특검을 그렇게 반대하고 거부권까지 행사한 이유가 드러났다”면서 “더 이상 숨기려 하지말고 노 대통령이 나서 진상을 고백하고 특검은 검찰이 숨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