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정치권은 또다시 대선자금 청문회 개최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무슨일이 있어도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열린우리당과 청와대는 "결코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대선자금 청문회카드를 꺼내들며 한나당의 동의까지 받아낸 민주당은 다음달 6일부터 청문회를 열겠다는 강경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는 한나라당 대선자금도 포함되지만 주 목표는 노무현 캠프의 불법대선자금 규명에 맞춰져 있어 주목된다.

또 민주당은 청문회에 나설 증인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와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 등 10여명으로 윤곽을 잡았다. 이날 민주당 유용태 원내총무는 "양당 간사간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고 증인 범위에 대해서도 합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도 일부 내부 논란은 있지만 형평성을 잃은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따지겠다며 적극 지지하고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진 대변인은 "지금까지 불법 대선자금 수사결과에 대해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없는 만큼 청문회를 통해 경위를 낱낱이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청와대는 즉각 총선용 정략이라며 맞 공세를 펼쳤다. 특히 우리당은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를 꼬집고 추악한 구태정치, 1중대,2중대의 야합이란 용어까지 써가며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당 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손잡고 새해 벽두부터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려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도 "검찰과 특검이 정상적으로 진상을 밝히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의 청문회는 "총선용 정략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설 연휴를 끝내고 본격적인 총선전이 펼쳐지는 시점에 정치권은 또다시 청문회 문제로 대립각을 펼치고 있어 정국은 당분간 냉각기류를 형성할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