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일부 특정 취재기자의 통화내역을 조회한 것으로 밝혀지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 등 야 3당은 30일 "노무현 정권의 권력남용이자 불법행위"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특히 야 3당은 이번 사건을 현 정권의 도덕성과 연계해 정치 쟁점화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서 정치권으로 확될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노무현 정부는 국민참여정부가 아닌 국민감시정부"라고 규정하고, 국민과 해당 언론사에 대한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진 대변인은 "국민일보의 최초 언론보도가 '국가안보를 위해'한 것도 아니며, 국가기밀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청와대가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정보기관을 시켜 통화내역을 조회한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이며, 권한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공직사회에 재갈을 물리고 건전한 언론의 비판을 원천 봉쇄하려는 것으로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반민주적인 탄압정치"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도청의혹에 휩싸여 있는 국정원이 이제는 취재기자의 전화까지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정원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도마에 올리겠다고 공세의 고삐를 되잡았다. 조순형 대표는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통화내역을 조회한 것은 권한남용으로 사생활과 통신비밀, 언론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2월에 열리는 임시국회 정보위에서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토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영창 부대변인은 "취재기자의 통화내역을 국정원이 조회한 것은 권력을 갖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발상"이라며 "기자개인의 인격권까지 무시하는 권력남용으로 청와대는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국정원이 합작해 국가가 앞장서서 불법을 자행한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청와대는 진상을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