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은 일요일인 1일에도 대선 및 경선자금 비리의혹을 서로 들추며 물고 물리는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여야의 이같은 대립양상은 2월 임시국회가 각 당의 총선을 위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 고교동창 증권맨들의 총선자금 2000억원 조성설 등의 의혹에 대해 진상 공개를 요구하며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대해 맹  공격을 펼쳤다.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의 구속영장 집행 문제에 대해서도 '공작수사'라면서 민주당과 공조 태세를 취했고, 김 의원이 제기한 2000억원 조성설을 노건평씨 처남 민경찬씨 사설펀드 모금 문제와 연결해 즉각 진상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진 대변인은 "대선 자금 부실수사로 비난을 받고 있는 검찰이 경선자금을 건드리겠다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라면서 "민주당 죽이기식 공작정치를 중단하라"고 주장해 한화갑 전 대표를 측면 지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우리당으로 옮긴 안영근 의원이 대선 직전 한나라당 중앙당으로부터 2억5000여만원이 지구당으로 지원됐다고 한데 대해 "청문회를 막고 검찰 출구조사를 유도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노 후보 캠프의 대선 자금은 물론 경선 자금과 관련한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 대해서도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대선 자금과 관련, "나와 노 대통령 둘 사이에만 한 얘기가 더 있다"고 말해 추가로 의혹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김 위원은 "대선자금 관계를 말하면 여러 사람이 걸리기 때문에 극력 자제해 왔고, 내가 자제하고 있음을 대통령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김 위원은 "몇 조원 규모의 펀드가 K신용금고 등에 있는데, 펀드를 관리하는 증권가의 B고 출신들이 1조원을 뽑아서 1주일간 돌려 시세차익으로 2000억원을 조성, 총선자금으로 보관중이라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야당 공세에 수세적이던 자세에서 벗어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맞불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기조로 전환했다.

정동영 의장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와 핵심측근인 서정우 변호사를 뺀 불법 대선자금 청문회는 있을 수 없으며,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실체를 파헤치는 데 '차 떼기'가 빠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해 두 사람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를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정치권의 한치 양보없는 이같은 폭로공세로 정국은 또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 특히 여야 각 당의 서로 흠집내기식 정치와 지나친 여론의식 공방은 국내 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