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결사적으로 막을 것 
민주당이 제시한 대통령의 사과요구 시한이 지남에 따라 야당의 탄핵 추진 움직임이 구체화될 조짐이다. 이에따라 정치권은 또다시 급냉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탄핵안 제출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강력 저지를 다짐하면서 탄핵안이 실제로 발의될 경우를 대비해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8일 노무현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거부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탄핵안 발의를 통해 국정 파탄과 헌정 질서 문란을 바로 잡겠다는 입장을 거듭 고수했다.

다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통해 탄핵 정국을 풀 길은 아직 열려있다고 말해 탄핵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도 남아 있음을 내 비췄다.

이와 관련해 유용태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대부분이 탄핵안 발의에 서명했다며 탄핵안 발의를 위한 준비는 이미 끝난 만큼 한나라당과 접수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사덕 원내총무는 지난 주말 거의 모든 소속의원들과 통화한 결과 "120명 이상이 언제라도 대통령 탄핵 발의 서명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홍 총무는 또 "이미 탈당했거나 탈당을 선언한 일부 의원들도 동참의사를 표시했다며 가결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뒤로 물러서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탄핵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에 반해 청와대는 야당의 탄핵 추진이 부당한 만큼 정면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탄핵안이 실제로 국회에서 의결됐을 경우를 대비한 법률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박정규 민정 수석은 "선관위가 노 대통령에 대해 선거법 위반 결정을 내린 것이 탄핵 사유는 아니라고 보지만 야당에 의해 탄핵안이 의결될 경우 청와대 비서관들이 누구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지 등에 대해 법적 검토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이미 국가 경제와 해외 신인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두 야당의 탄핵안 발의를 결사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야당이 탄핵안 발의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민생과 경제가 짓밟히게 된다"면서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저지하겠다며 그 이전에 민주당과 한나라당내의 양심세력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초 8일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가 의사일정이 짜여지지 않은 이유로 연기됐고 이에 따라 야당의 탄핵안 상정 여부도 9일이나 10일 까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