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탄핵심판 결정이 총선이후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5일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시기를 4.15 총선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 헌재 재판관은 "가능하면 빨리 진행하려는 것이 헌재의 입장이나 이번 사안은 워낙 중대해 쟁점에 따라 법리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절차를 밟아 의견서도 제출해야 하고 변론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금방 마무리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재판관들도 이번 탄핵심판 사건이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큰 데다 총선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총선 후 결정' 문제를 놓고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헌재는 지난 12일 청와대,국회,중앙선관위,법무부 등 4개 관련기관에 국회 탄핵소추 의결서를 발송한 데 이어 23일까지 이에 대한 답변서,증거 및 참고자료 등을 제출받은 뒤 이를 다른 기관에 재발송하고 의견서를 받아 심리 과정에 참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그 심리기간이 예상보다 상당히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헌재는 또 18일 재판관 전체회의인 평의에서 첫 기일 지정을 포함한 탄핵심판 심리에 필요한 전체적인 일정과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주심인 주선회 재판관은 이날 "18일 평의가 끝나면 첫 변론기일은 물론 재판 진행 방식,변론 횟수 등 재판의 개략적인 윤곽이 정해질 것”이라며 “노 대통령을 법정에 소환할 것인지도 이날 평의에서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헌재 관계자는 "탄핵심판은 형사소송을 준용토록 돼 있어 심리 속도가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특히 탄핵심판은 전례가 없어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