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대거 등장..정치개혁 시험대
탄핵정국 속에 치러진 17대 총선은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진보정당이 원내 진출을 기록하는 등 이변을 일으켰다. 총선 막판까지 계속된 혼전속에서 각 당의 후보들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17대 국회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이번 총선은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어내 앞으로 17대 국회 운영권의 주도권 쥐게 됐다. 또 지난 국회의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에서 17대 국회는 열린우리당-한나라당-민주노동당으로 구성돼 앞으로 17대 국회는 운영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수도권과 호남, 충청권 등에서 골고루 당선자가 나오면서 원내 1당이라는 쾌거를 가져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어 당초 목표인 원내 1당에는 실패하고 개헌 저지선 확보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군소정당으로 머무르던 민주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10석을 확보해 원내 진출 목표를 달성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9석, 자민련은 4석이라는 극히 저조한 의석 확보로 당의 존립자체가 불투명하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기존 정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낙선하는 이변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에 국내 정치권의 주류를 이뤄온 정치인들이 대거 낙방했다는 사실은 국내 정치 사상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정치신인들의 등장과 정치거물급들의 낙방, 이것은 신성한 국회의 구성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주의'선거풍토와 '정치적 감정'등이 뒤섞여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17대 국회가 여대야소로 구성되고, 정치신인들의 새롭게 등장한 것은 긍정과 부정이라는 양면적 결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젊은 정치인들의 국회 입성은 신성하고 개혁적인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욕망이 반려 된 것이라 하겠지만, 아직 이들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국내 정치의 대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또 진보정당으로서 사상 처음 원내진출에 성공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역량은 이제부터 공식 심판대에 올랐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동자정당.서민정당인 민노당의 역할은 제3당으로서 국회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져 올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한편 9석과 4석 확보에 그친 민주당과 자민련은 당 존립자체로 당분간 혼선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벌써 기존 지도부의 잇따른 사퇴 발표가 시작돼 이같은 혼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고,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자민련 역시 당 존폐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