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김혁규총리카드'에 공식 제동
정부의 제2기 개각이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고건 국무총리는 24일 임기전 각료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노동당 역시 청와대의 김혁규 총리카드의 강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총리실 김덕봉 공보수석은 이날 열린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고건 총리가 각료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정전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김 공보수석은 또 고 총리가 임기전 각료 제청권 행사는 헌법정신에 맞지 않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당초 이번주 중으로 예상됐던 정부의 소폭 개각은 오는 6월초 17대 국회가 개원됨과 동시에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열린우리당은 당내 인사들의 입각과 함께 청와대와 긴밀한 공조를 이뤄 나간다는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가져오게 돼 난감한 입장에 직면했다. 여기에다 열린당은 '김혁규총리카드'를 두고 한나라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24일 민주노동당까지 강행반대를 공식화하고 나서 곤혹스런 분위기다.

'김혁규총리카드'의 반대를 표명한 민주노동당은 "상생의 정치를 위해 일부 지역에 편중된 인사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민노당의 이같은 반대 표명에는 노 대통령과 김 전지사가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 한나라당은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끝나자마자 정부여당은 민생현안을 제쳐두고 6.5 재보선용, 총선승리 논공행상용, 대선 후보 경력관리용 개각으로 허성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가진 상임운영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은 "정부가 특정 3인만을 위한 개각 목적으로 곧 물러날 고건 국무총리로부터 편법적이고 허울뿐인 각료 제청권 행사를 강요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최근 열린당내 입각대상자들끼리 통일부장관 자리를 놓고 감정대립을 벌이고 있는 희안한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며,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의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아직 청와대와 열린당은 공식 발표를 자제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25일 이뤄질 국무회의에서 노무현대통령과 고 총리의 단독회동 가능성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 총리가 내일 노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가진다 하더라도 기존의 제청권 고사 입장에서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