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7일 박광태 광주시장 기자회견 모습>

민주당, 광주-전남 견고한 체제 구축 날개 달아 -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도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받았던 민주당 소속 박광태 광주 시장이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이주흥 부장판사)는 26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판결문을 통해 "3천만원을 건넸다는 현대건설 임모 부사장 등 현대측 관계자들의 진술이 기억력의 한계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여러가지 정황이 사실과 너무 달라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박 시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재판부는 "임 부시장이 피고인을 만나기 위해 통과했다는 국회 지하통로에 대한 설명이나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경위, 의원회관 통로, 사무실 구조 등에 대해 진술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너무 다르다"며 "의원회관 컴퓨터에도 임 부사장 방문 기록이 없으며, 사전 약속 없이 피고인을 찾아갔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재판부는 "피고인이 검찰조사에서 공소사실을 시인했으나, 그뒤 지인들과 만난 식사자리에서 '법정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진술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영광원전 건설과 관련해 청탁대가성이 있다고 볼 뚜렷한 증거도 없다"고 무죄 이유를 거듭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2000년 7월 국회산업자원위원장으로 있던 당시 현대건설 임모 부사장으로부터 "영광원전 관련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으로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당초 검찰에서 혐의를 인정했으나 첫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면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하며 자신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는 바람에 법정구속 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민주당을 죽이기 위한 정치공작이었다"고 주장하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화갑 대표는 박 시장의 무죄소식을 들은 즉시 "박 시장의 무죄를 당연히 환영한다"면서 "박 시장의 무죄를 접하고 보니 박태영 전 전남지사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한 대표는 "박 전지사도 박 시장처럼 민주당을 끝까지 사수했더라면 저렇게 희생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 정치권에 이러한 불행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박 시장의 무죄를 계기로 박준영 전남지사와 더불어 호남의 전통적 지지세력 결집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정권은 박태영 전남지사에 이어 박광태 시장 마저 회유하려다 뜻대로 안되자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수 구속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전남지사의 자살과 광주시장의 공백으로 호남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최소한 5년 정도는 뒤쳐지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지지해주고 밀어줬더니 고작 호남죽이기, 민주당 죽이기로 되받아치기를 하는 배은망덕한 현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비난하면서 호남인들에 대한 사죄를 요구했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통해 "사법부의 현명한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재판결과에서 드러났듯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재판부의 법정구속 등으로 박 시장 개인은 물론 광주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따라서 죄가 없는 민선시장을 왜 구속했는지 명쾌한 납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당은 "이제 민주당 소속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쌍두마차 체제가 됨에 따라 광주와 전남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시장이 사실상 공백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 산하 전 공직자가 일치단결, 큰 차질없이 시정을 수행해 온데 대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며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이제 박 시장의 업무 복귀를 계기로 지역경제 활력과 시민의 사랑을 받는 시정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시장은 검찰이 상고를 할 경우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지만 일단 광주 시정에 복귀할 수 있게는 됐다.
 
특히 박 시장이 민주당 당적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여서 지난 재보선에서 전남지사에 당선된 박준영 전남지사와 함께 민주당으로서는 광주-전남 광역단체장 체제를 구축하게 됨에 따라 지난 총선 이후 침체됐던 당의 재건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원섭/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