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탈북자 난민지위 확보 유엔과 협의 계획 - 북한을 탈출,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체류중이던 탈북자 450명이 어제와 오늘 두 번에 나눠 모두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남북이 갈라진 후 지금까지 탈북자가 이렇게 대거 입국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입국한 이들 탈북자들은 꿈속에서만 그리던 남한 땅에 첫발을 내 딛는 순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탈북자 2백20명은 앞서 도착한 2백30명과 합류, 일정기간 교육을 받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게 된다.

정부는 이번 입국한 탈북자들의 생활안정대책을 위해 일정금의 정착금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역시 450명이나 되는 탈북자들이 입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서 이들의 지원을 위한 추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으로 온 탈북자들 중 완전한 생활정착을 이뤄낸 사람은 극소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실업자 신세로 전략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는 이번 입국한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더욱 세심한 배려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들 탈북자들에 상당한 생활안정지원대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무려 450명이라는 숫자는 적은 숫자가 아닌 만큼 이들 지원에 대한 갖가지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떠나 낮선 땅에서 헤매던 탈북자들은 같은 조국의 동포들과 살아갈 수 있다는 기쁜 마음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상과 생활방식 등 아직 남한의 여러 가지 생활방식을 익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탈북자들의 지금 심정은 많은 '희비가 표차'하고 있을 시간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탈북자들의 대거 입국에 대해 정부차원의 차질없는 생활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이념갈등과 같은 동족상간의 마찰해소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불법체류자들의 원활한 남한 입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 부여를 위해 해외공관에서 여권발급하게 하는 제도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확보를 위해 유엔과 민간단체 등과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도 탈북자들의 정착지원과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의 보호와 아낌없는 지원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열린당은 또 우리 국민이 이들 이탈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갈 이웃으로 품는 것이중요하다며, 이것은 남북한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가져야 할 기본자세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입국한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이들이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데 가장 기초적인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계획아래 이뤄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만일 정부의 탈북자 정착유도가 실패하게 되면 이들 탈북자들의 입국 문제는 또 다른 사회 혼란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들어 탈북자 중 생활안정에 실패한 사람들은 실업자로 전전하거나 범죄단체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정착생활이 자리잡힐 때까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를 찾아 동남아시에 등으로 탈출해 갖은 고생 끝에 남한 땅을 밟게 된 탈북자들은 생전 처음 맞게 된 자유의 의미를 '방종'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단체, 그리고 남한의 국민들이 이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원섭/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