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병희>

與野 모처럼 한목소리.. 한나라, 무능한 정부의 조용한 외교정책이 '뒷통수' 맞은 겪 - 중국정부가 5일 자국의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우리나라 정부 수립 이전 역사 부분을 삭제한 것과 관련, 외교통상부의 강력한 대(對)중국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며 공동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가 현재 중국 측에 시정을 요구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의 역사왜곡 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 지방당국에서 진행되는 고구려사 왜곡조치, 대학교재 등 출판물의 왜곡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정부는 중국 당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고구려사가 우리 민족의 뿌리이며 정체성과 연관되는 중대한 사안"임을 강조하고, 앞으로 '중국 정부의 태도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혀 한중(韓中)양국의 수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역사기술 부분을 삭제'하기로 한 중국 정부의 결정은 이미 지난 2일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상당한 계획아래 진행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역사기술부분 삭제에서 한국 뿐 아니라 북한, 일본의 현대사 이전 부분도 삭제했다. 이것은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현상을 좀더 사실화하고 자국 선조들의 우월성 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항의 외에 여야 정치권도 공동대책기구 구성을 제안하는 등 중국정부의 역사왜곡 행위에 대해 강력히 맞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6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고구려사는 분명히 우리민족의 고대사이며, 이것은 역사적 진실이므로 이 문제에 관해서 역사왜곡을 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정부가 고구려사를 포함해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전 한국사를 아예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버린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면서 "중국정부의 이런 행위는 미래로 가는 한중관계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정부가 즉각적인 원상회복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국회차원의 공동대책 기구 구성과 남북한 공조방안 마련"도 제시했다.

임종석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중국의 역사왜곡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일"이라며 "만일 중국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주도해 간다면 앞으로 아시아의 협력과 번영에 커다란 불행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중국 정부가 뜬금없이 고구려사 왜곡 의도를 더해 가는 것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것은 우리의 국가정체성에 대한 문제이고, 민족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주권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강력 대응 방침에 이어 한나라당도 '중국정부의 역사왜곡 행위를 강력 규탄"하고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정부의 역사 왜곡 행위는 우리 정부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여당 및 북한과도 협의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우리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역사를 몽땅 삭제한 것은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소위 '동북공정'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부가 조용한 외교로 일관하다가 결국 중국정부로부터 이런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며 "무능한 정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정치권이나 국회가 침묵한다면 고구려사는 결국 강탈당하는 위급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대표는 또 "이번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는 여야의 정파를 초월해서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중국 정부가 고구려사를 자기네 역사로 왜곡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혼을 빼앗는 것과 같다"면서 "중국은 세계화,국제화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라"고 가세했다. 

한편 지난 5일 중국정부가 자국의 외교부 홈피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역사 부분을 삭제'한 것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은 한 목소리를 내며 강력한 대응 방안을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이같은 주장을 얼마만큼 받아들여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구려사 왜곡 주장을 해 왔고 이번엔 대한민국 역사까지 삭제한 것으로 볼 때,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어설픈 외교나 공허한 항의 정도로는 원상복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은 좀더 강력한 외교적 노선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양국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보다 가능성 있고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 한중 수교를 그대로 유지와 문제 해결이라는 양면 작전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상호/편집위원 shinsho@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