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정부와 대응 방안 논의..  야당, 서두는데 비해 여당은 느긋하게 처리하자 -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가 여야 정치권에 새로운 긴급 현안 사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여야의 협력대응 방안 등에는 서로 박자가 엇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아 자칫 공허한 함성에 머무를 가능성도 낳고있다. 

지난 5일 이후 여야는 국회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제안하면서 9일부터 여야 대표단의 본격 협의 과정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담에서 우선 여야 원내 대표단은 이번 중국의 고구려사 등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발전경위와 앞으로의 대응방향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위 구성 문제에서부터 여야는 현격한 입장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역사 왜곡문제에 대해서도 여야의 의견은 엇갈릴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아직 이번 특위구성 문제에 대해 별도의 특위를 구성할 것이냐, 아니면 상임위 연석회의로 할 것이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오늘 중 당내 특위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구성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도 이날 특위가 구성될 것을 전제로 한화갑 대표를 특위 위원으로 이미 선임한 상태다.

열린우리당은 오늘 국회에서 당정 협의회를 열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논의를 갖고 "정부의 대응이 그동안 미흡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좀더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은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요즘의 큰 논쟁거리인 고려사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답게 차분하고 내실 있게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원칙을 고수, 야당의 발빠른 대처 주장에 비해 차분한 해결방안을 강조해 여야의 문제해결 방법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음을 보여줬다.

신 의장의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열린 상임 운영위원회의에서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다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 특위가 제대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파를 초월해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다짐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박진, 임태희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늘 반기문 외교장관을 만나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강력히 항의할 방침이다.

또 원내 제2야당인 민주노동당은 지난 7일 중국정부의 고구려사 왜곡 시정 거부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위 구성절차 등의 합의과정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이후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정부와 정치권이 이번 중국측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역사 삭제를 계기로 강온적 입장으로 급선회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처사로 지적된다.

하지만 중국측이 절대수정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것을 감안, 정치권의 움직임이 시기적으로는 상당히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더욱이 여야는 역사왜곡 문제를 두고 상호 초당적 협력을 제시하면서도 서로 엇갈린 방향을 유지하고 있어 특위구성까지는 상당한 진통도 뒤따를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