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청와대>

책임총리제 탄력 받을 듯.. 盧대통령, 난국 정면돌파 의지 우회적으로 표현 - 노무현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운영과 관련해 대통령과 총리의 업무분담을 보다 명확히 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큰 틀에서 일상적 국정운영은 총리가 총괄해 나가도록 하고, 대통령은 장기적 국가전략과제와 주요 혁신과제를 추진하는데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순차적으로 대통령과 총리 사이의 구체적인 업무 분담을 보다 명료하게 하기 위해 "대통령은 국가전략.혁신과제.부패청산 집중"하고 "총리는 일상적 국정운영을 전담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임 고건 국무총리 취임 전부터 거론됐던 '책임총리제'실시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이같은 국정운영 구상은 새로운 정치,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보다 선진적이고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한 주요 혁신과제로 장기적 계획안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과제별 세부 계획을 보면 주요 혁신 과제로서 특히 ▲정부 혁신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 ▲균형발전 전략과 포괄적 국가전략 과제인 동북아 전략 등 장기적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과제를 직접 관장 ▲5년 10년을 내다보는 국가과제로 고령화 사회 대책 ▲ 중장기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 등을 예시했다.

또 현재 부패방지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패 청산 작업에도 대통령이 역점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중심의 국정운영과 관련,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이미지와 역할에 대한 혼선이 있고 이것이 국정 혼선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노 대통령은 "과거 제왕적 대통령 체제하에서는 대통령이 정당까지 지배하고 운영하면서 많은 혼란이 있었고 지금도 대통령을 무소불위의 권능을 가지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과 다른 한편으로는 정당 정치 속에서 정쟁의 표적으로 삼는 시각과 관행이 혼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노 대통령은 "새로운 대통령의 역할을 정립함으로써 우리 정치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한 가닥을 잡아나갈 필요가 있음"을 천명했다.

정치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당과 내각이 일체화돼서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대통령의 역할을 정립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과 국민적 바람을 종합해서 총리를 중심으로 일상적 국정운영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함께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일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이제는 대통령 위상이 달라지고, 국회의 역할이 강화돼서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구체적인 업무를 모두 대통령이 관장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과거 정부에서는 총리가 일상적 국정을 총괄하지 않았고 그래서 대독총리, 얼굴총리라는 말도 나왔지만 이제는 일상적 국정 사안은 총리가 관장하는 것이 맞고 그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또 "각 부처는 이러한 방향에 맞게 일을 처리하고 청와대는 대통령 관심 사항, 대통령 과제 중심으로 업무를 집중시켜 달라"고 지시하고, "앞으로 대통령 비서실에 오는 보고서는 총리실에도 같이 보내라"고 지시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이날 총리와의 '업무분담' 강조는 참여정부의 현재 내각을 총리주도하에 보다 강력하게 이끌어 힘있는 정부의 내각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김선일씨 피랍문제 등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있는 외교부와 보건복지부의 PPA문제 등도 총리가 주도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여기에다 노 대통령이 이날 밝힌 대통령의 업무 중 "국가전략.혁신과제.부패청산 집중"으로 한정시켰다는데 부분은 매우 주목할 부분이다.

이것은 대통령이 정치권이나 일부 보수성격의 시민단체, 그리고 보수언론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총리에게 일상적 국정운영이라는 포괄적 권한 위임을 통해 막대한 힘을 실어줘 앞으로는 거의 모든 국가 주요 정책추진들이 총리 주도하에 이뤄질 전망이어서 야당의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심원섭/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