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라크에 한국군 전투부대 파병 방침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일부 외신보도가 불거지면서 그 진위 논란이 국군 파병에 따른 또다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정부측은 이같은 외신의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역시 외신보도 내용은 근거없는 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NSC는 또 국민 여론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파병 방침을 통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NSC는 파병 규모를 만명 정도의 정예병 구성과 파병확대론 등 정부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NSC는 그 이유에서 1개 정예사단을 뺄 여력이 없으며 이라크에 싸우러 가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정부측의 파병설 일축은 파병이든 거부든 어느 한쪽으로 분위기가 기울면 정부가 최종적인 결정을 하는데 불필요한 부담을 안게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현 단계에서 외신보도 등 대내외적인 언론들이 파병에 따른 추측성 보도가 지속되면 최종 결정단계에 있어서는 상당한 영향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이 추진하는 유엔 안보리의 이라크 결의안 처리 전망도 불투명한 만큼 국제동향을 살펴가면서 파병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있는데 다, 국민여론도 아직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굳이 불화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다 이라크 현지 조사단의 결과 보고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계속되고 조사단의 추가 검토 필요성도 제기되는 시점에서 정부는 어떠한 결론을 내린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 문제점은 언론이 앞서 확실하지도 않은 내용을 보도한다는 것에 정부 입장으로서는 매우 심적인 부담을 않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한편 정부는 한미 연례 안보 협의회가 예정돼 있는 다음달 중순 전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내 여론의 동향과 국제적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다음달 중순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경재 기자 kimkja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