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조사단, NLL 무선교신 보고 누락 '기만전술' 판단 탓.. 曺국방 '상급부대의 지휘권' 벗어난 행위 - 지난 1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경비정과의 무선교신 사실에 대한 보고누락은 해군 작전사령부가 '사격 중지 명령을 고려해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조사단은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북 함정의 송신을 일종의 '기만'으로 단순 판단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영길 국방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에서 조사단의 발표내용을 뒤집었다.  

23일 합동조사단 박정조 국방부 동원국장은 "김성만 해군작전사령관은 해군 2함대사령부로부터 북측의 송신내용을 보고 받았으나 북 함정의 송신을 '기만행위'로 단순 판단해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담담 과장이 작전계통의 보고상황을 고려해 임의로 정보를 삭제"하는 바람에 이같은 허위보고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사단은 또 이번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합참 정보계통 일부 중간간부들의 부주의한 근무자세가 더해져 빚어진 결과로 판단된다"는 조사결과를 내 놓았다.

하지만 정부합동조사단의 이같은 조사 결과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그 내용이 번복되는 등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조영길 국방장관은 "당시 해군지휘부가 사격중지 지시가 내려질까 봐 교신내용을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 장관의 답변은 해군지휘부가 이 문제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정부 조사단의 23일 발표는 "해군이 북 함정과의 교신에서 오판으로 인한 경고사격 사실이 지휘부의 책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했만, 조영길 국방장관은 "해군지휘부가 북 경비정에 대한 경고사격 중지명령이 내려질 것을 고려했고, 이 때문에 합동참모본부 보고에서는 그 교신내용의 일부를 삭제했다"고 밝힌 것이다.  

따라서 조 장관의 발언대로라면 해군지휘부가 이번 교신내용을 고의적으로 은폐하려했다는 지적과 같은 것이어서 23일 발표된 해군장성급 2명과 영관급 장교 3명에 대한 징계는 경고차원이 아니라 '중징계'가 마땅하다는 원칙론을 제시하고 있다.

또 정부합동조사단 역시 이번 사건을 조사하면서 '단순판단'과 '일부자료 삭제' 등으로 모든 문제점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짜맞추기 조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여론의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은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북한 경비정의 NLL침범과 관련한 '허위보고 의혹'이 "일부 군간부의 부주의로 빚어진 것"으로 결론 난 것에 대해 "참으로 허탈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결국 경미한 부주의 사안을 놓고서 국군 통수권자에 대한 반발이니.. 국기문란행위라고 난리법석을 떨었던 것"은 "마른하늘에 뇌성 벼락 치는 소리가 나서 폭풍우가 오는 줄 알았는데 국지성 가랑비만 내린 격"이라고 비난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누가 사태를 이렇게 키워서 군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는지 그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면서 "범정부여당이 저지른 일방적인 군 매도행위로 인한 군의 사기저하와 자괴감은 어떻게 치유하고 누가 책임 질 것인지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합동조사단이 밝힌 당시 교신 내용>
7월14일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관련 사건 개요

▲16시40분 아군, 북측 함정의 NLL 침범 이전 1차 경고메시지 송신
▲16시47분, 북측 함정 NLL 침범
▲아군, 16시51분까지 메시지 4차례 송신
▲16시51분 북측, '내려가는 것은 우리 어선이 아니고 중국어선'라는 내용의 메시지 1회 송신
▲16시52분 아군, '북상하지 않으면 발표하겠다'는 경고메시지 송신
▲16시54분 아군, 경고사격 2발
▲16시54분·16시56분 북측, '남하하는 것은 중국선박'이며 '귀측은 변침하여 남하하라'는 내용의 메시지 2차례 송신
▲5시1분, 북 함정 NLL 이북으로 퇴각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